내용요약 아이폰X 그 후 1년…노치 디자인 적용 스마트폰 늘어
노치, 베젤리스 위한 최소한의 공간
‘컷아웃’디스플레이, 노치 이후 대세 될까
애플은 지난해 9월 12일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X를 공개했다. 전면 상단 노치 부분을 제외한 스크린 디자인 때문에 아이폰X는 'M자 탈모'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사진=애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지난해 9월 12일. 아이폰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해 나온 아이폰X이 공개되자 시장의 반응은 술렁였다. 전면 스크린 상단 일부를 파먹은 듯한 검정색 베젤, 이른바 노치(Notch) 디자인 때문이었다. 노치 부분을 제외한 스크린을 넓게 쓸 수 있어 좋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치 양 옆으로 깊게 파인 스크린이 마치 ‘M자 탈모’를 연상케 한다는 조롱 아닌 조롱도 쏟아졌다.

출시 초기 혹평이 쏟아졌던 노치 디자인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아이폰X의 흥행 이후 발매되는 폰 대부분에는 노치 디자인이 사용됐기 때문. 애플은 아이폰X 차기작인 아이폰XS와 XS맥스, 아이폰XR에 모두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고 LG전자도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ThinQ)에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다. 화웨이,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노치 디자인 폰을 연이어 선보였다.

한때 노치 디자인 ‘디스’ 광고를 낸 삼성전자 역시 최근 태도를 바꾸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월 미국 특허청(USPTO)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노치 디자인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 폰과 함께 2가지의 노치 디자인 디스플레이를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저격하는 광고를 공개했다./사진=삼성전자 유튜브

◆ 노치, 최소의 최소를 위한 공간

노치 디자인은 스마트폰의 스크린 사용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디자인 기법이다. 디스플레이 전면부 전체를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테두리를 최소화한 ‘베젤리스’형태의 스마트폰이 탄생했고, 그 과정에서 전면 카메라와 수화부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 노치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최초의 노치 디자인은 미국 에센셜이 만든 에센셜폰이다. 에센셜폰은 아이폰X보다 약 4개월 앞선 지난해 5월 출시됐다. 전면 상단 중앙부에 위치한 노치 부분에 전면 카메라와 근접 센서를 탑재했고 전면 상단 스피커는 베젤과 액정 사이의 모서리에 가느다란 틈에 자리잡았다. 전면 카메라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스크린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치 디자인을 탑재한 아이폰X의 흥행 이후 경쟁사들은 앞다퉈 노치 디자인 스마트폰을 내놓기 시작했다. 몇몇 중국 제조사의 경우 아이폰X나 V40 씽큐와는 달리 필요에 의한 노치 디자인이 아닌 형태만 따라가는 식의 제품을 생산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업계 영향력이 큰 애플이 노치 디자인을 적용하며 나머지 제조사들도 ‘1등 좇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함께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인피니티-V', '인피니티-U' 등 디스플레이 두 종을 추가로 공개했다./사진=인터넷 커뮤니티

◆ ‘노치 디스’ 삼성, 지난 4월 ‘노치 디자인’ 특허 출원

삼성전자는 ‘노치 러시’에 동참하지 않는 듯 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광고를 통해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디스’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M자 앞머리 모양을 한 일가족이 등장하는 광고는 노치가 풀스크린을 가릴 뿐만 아니라 가로 모드에서 시야를 방해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뒤‘Upgrade to Galaxy(갤럭시로 업그레이드하라)’는 문구로 끝이 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노치 디자인이 적용된 스마트폰 디자인을 특허를 지난 4월 출원했다. 미국특허청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국 특허청 국가지식산권국(SIPO) 등에 동시 다발적으로 제출된 노치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아이폰X, 에센셜폰 등과 디자인이 비슷했다. 다만 삼성이 이후 출시한 갤럭시 S9과 S9+, 노트9 등에는 노치 디자인이 적용되진 않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폴더블 폰과 함께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4종을 추가로 공개했다. SDC 2018에서 삼성전자는 전면 상단에 U자와 V자 노치를 적용한 ‘인피니티-U’, ‘인피니티-V’ 디스플레이와 물방울 모양 컷아웃을 적용한 ‘인피니티-O’, 전면부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적용된 ‘뉴 인피니티’ 등을 선보였다.

중국의 유출전문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UniverseIce)이 7일 공개한 LG전자의 컷아웃 디스플레이 특허 디자인./사진=트위터

◆ 노치 다음은 ‘컷아웃’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베젤리스로 가는 과정에서 노치 디자인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노치 부분에 대한 사용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했고 가로로 눕혔을 때 시각적인 불편함도 있었다. 노치 디자인에 꼭 맞는 어플리케이션이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애플의 경우 앱 호환 없이 아이폰X를 출시해 기존 개발 가이드라인에 맞춰 개발된 앱들이 노치 디자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 했다.

노치 디자인 이후는 스크린 컷아웃(Cutout)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컷아웃이란 디스플레이 일부를 잘라내는 형태로 최소한의 공간을 남겨두는 디자인 방법이다. 노치가 상단 부분을 남겨두는 식이었다면 컷아웃은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형태로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으로 가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제조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컷아웃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폴더블 폰과 함께 ‘인피니티-O’디스플레이를 발표한 데 이어 LG전자도 이날 컷아웃 디스플레이 디자인 특허를 공개하고 나섰다. LG전자가 특허 출원한 컷아웃 디자인은 전면 카메라를 위한 일부 공간을 컷아웃한 형태를 띠고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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