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설인아가 KBS1 종영극 ‘내일도 맑음’을 통해 주연배우로 우뚝 섰다. 극중 고졸 출신에서 패션 회사 CEO로 성장하는 강하늬 역을 맡아 열연했다. 20대 흙수저 캐릭터를 대변해 많은 공감을 샀다. 지난해 JTBC 드라마‘힘쎈여자 도봉순’을 시작으로 MBC ‘섹션TV 연예통신’ MC에 이어 KBS 드라마‘학교 2017’까지. 데뷔 후 금수저 길을 걸은 줄 알았지만 “독립영화부터 CF 단역, 예능 엑스트라 아르바이트까지 안 해본 게 없다”고 털어놨다. ‘내일도 맑음’은 인생작이라며 “친숙한 캔디 캐릭터는 항상 해보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일일극 무사히 마친 소감은.
“혹여 ‘쪽 대본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신을 소화해본 적은 처음이다. 이번 작품은 욕심이 많이 생겨서 스스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내 욕심이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 웹드라마를 빼면 ‘내일도 맑음’이 첫 주연작 인데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태도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하늬는 일일극의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였다.
“하늬의 성격과 잘 맞았다. 엄마가 만화 영화 ‘캔디’ DVD를 사서 볼 때 옆에서 따라 봤다. 하늬는 캔디 캐릭터라서 더 해 보고 싶었다. 대중들에 친근한 캐릭터니까. 어렸을 때부터 봤던 만화 캐릭터라서 더 욕심이 났다.”
 
-상대역 진주형과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다. 오빠가 엄청 조용하고, 조용히 장난치는 스타일이다. 난 하늬와 실제 성격도 똑같고 말이 많다. 서로 캐릭터에 욕심이 있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신 준비했냐’고 의논하면서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했다. 오빠가 자신 없어 하는 신이 있으면 ‘시청자들에게 점수 딸 수 있는 신’이라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감독님은 우리 애드리브가 재미있다고 컷을 안 하더라. 주형 오빠와 애드리브 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첫 주연 맡아 제 몫을 다한 것 같나.
“‘너의 컷을 따먹어야 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 내가 시선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마지막 컷이 바뀌더라. 중간부터 알게 됐는데, 신경 쓰자니 연기에 방해되더라. 컷을 따내기 보다 ‘내걸 충실히 하자’고 마음먹었다.”
 
-전작 ‘학교 2017’과 비교해보면.
“미니시리즈와 일일극의 차이가 컸다. 조연과 주연을 떠나서 내가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간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처음엔 부담됐지만, 욕심이 점점 커졌다. ‘나 혼자 이끌어 가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주변 캐릭터가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학교’ 때는 또래들이 많아서 깊이 있는 연기를 하지 못했다면, 이번엔 끌어주는 선배들이 많아서 폭이 넓어졌다.”
 
-중장년층에 많은 사랑 받았는데.
“길 지나가면 다들 알아보더라. 다들 ‘하늬만 엄마 못 알아보냐’고 안타까워했다. 촬영하고 있는데 한 어머니가 ‘하늬다!’ 하면서 다가와 현장 스태프에게 ‘‘내일도 맑음’ 스토리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 달라‘면서 상상한 스토리를 얘기하고 간 적도 있다. ’하늬가 당하기만 하면 어떡하냐‘며 걱정도 많이 해줬다.”
 
-본인의 외모 묘사해보면.
“말문이 턱 막힌다(웃음). 서구적으로 생겼는데 라틴계 쪽을 닮은 것 같다. 정말 속살까지 까만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 외모를 반반 닮았다. ‘베이글녀’로 많이 불리는데 겉모습만 판단하는 게 속상하다. 나를 겪어보지도 않고 싫어하면 속상하지만, 좋아해주는 사람도 많으니까.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까지 잃기는 싫다.”

-목소리 호불호 갈리는데.
“데뷔 때부터 내 목소리의 호불호가 갈려 충격을 먹었다. 스스로 목소리가 개성 있고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듣기 거슬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스트레스 받기보다 내 목소리로 여러 가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작품에서 톤을 두 번 바꿨다. 초반에는 하늬의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하이톤으로 연기했다면, 중후반부에 출생의 비밀 등을 알게 되면서 톤을 중저음으로 낮춰 변화를 줬다.”
 
-걸그룹 연습생에서 배우로 전향한 이유는.
“중학생 때부터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최종 목표는 배우였다. 그 때는 막연하게 ‘연예인이 되겠다’는 생각뿐 이라서 가수, 배우를 나눠서 생각하지 않았다. 배우라는 직업을 삼기 위해 찾아가는 단계라고 할까. ‘아이돌 연습생 시간이 아깝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몸의 기초, 스피킹 등을 배우며 나를 다질 수 있었다.”
 
-데뷔 후 단기간에 주목 받아 금수저 길을 걸었는데.  
“독립영화부터 CF 단역, 예능 엑스트라 알바까지 안 해 본 게 없다. 시청자들에게 계속 얼굴을 알린 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KBS2 예능 ‘나를 돌아 봐’에서 조용필 선배님 뺨 때리는 알바도 했다. 하늬 보다는 훨씬 더 좋은 삶을 살았지만, 실제로 금수저는 아니다.”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액션이 겸비된 로맨스를 하고 싶다. 주짓수 등 운동을 좋아한다. OST도 욕심난다. 내가 부른 노래가 나오면, 드라마를 볼 때도 훨씬 감정이입이 잘 될 것 같다. 1인 미디어에 도전할 생각도 있다. 게임 방송을 해보고 싶다. 남자 팬들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배그 하자’고 하더라(웃음).”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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