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지난해 8조원대의 신약 기술 수출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이후 제약업계가 한국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일종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 바이오의약품 시장 ‘꽉 쥔’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약효 등이 동등한 의약품을 말한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단백질, 유전자 등을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으로,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비교적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이 동등한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바이오의약품의 분자 구조는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수만 배 복잡할 뿐 아니라, 온도 0.1도, 습도 0.1% 오차에도 엉뚱한 약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라는 표현이 쓰이는 이유다.

바이오시밀러는 개발에도 수천억원이 든다. 하지만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신약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는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의 10배에 달하는 비용, 2배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바이오시밀러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2배가 넘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2006년 780억 달러이던 전 세계 시장규모가 2014년에는 1,790억 달러로 커졌다. 이 시장이 2020년에 2,780억 달러(약 340조원)로 확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세계시장을 바이오시밀러가 꽉 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셀트리온, 미국시장 진출 기대감에 시총 12조 돌파

 

▲ 지난해 3월 충북 청주시 오창읍 바이오산업단지 내에서 열린 '셀트리온제약 오창공장 준공식'에서 참석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선두인 셀트리온은 18일 미국 시장 진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전거래일보다 무려 1만7,500원(17.64%) 오른 11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은 전날보다 2.06% 하락한 11만4,3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관절염 복제약품인 ‘램시마’의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으로 19일 기준 12조8,509억원으로 불어났다. 주가가 폭등했던 18일에는 13조1,208억원을 기록해 한때 13조를 넘어서기도 했다. 4년 뒤 램시마의 연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셀트리온이 ‘제2의 한미약품’이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셀트리온 '램시마(Remsima)'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최초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램시마'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램시마는 이미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를 받아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67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어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 미국 시장 진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서정진 회장(사진)이 이끄는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19일 기준 12조8,509억원으로 불어났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2.06% 하락한 11만4,300원에 마감했다.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 가하는 제약사들

최근에는 항암제나 류마티스 관절염 약처럼 시장성이 큰 바이오 약이 잇따라 특허가 만료돼 국내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휴미라(유럽 2018년·미국 2016년), 레미케이드(2015·2018), 맙테라/리툭산(2013·2018), 엔브렐(2015·2018) 등 주요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 업체들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바이오시밀러 관련 임상시험은 총 21건이다. 이는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에서 벌이는 임상시험을 모두 합친 것으로, 국내 업체가 주도하는 임상시험은 15건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SB5),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SB5) 등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 3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대장암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SB8)는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이밖에 엘지생명과학(휴미라, 엔브렐 등), 바이오씨앤디(휴미라), 슈넬생명과학(레미케이드), 대웅제약(엔브렐), 종근당(네스프)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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