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바이오 운명 결정, 증선위 14일 열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이 지난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선위원회에서 정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논란 속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최종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의 회계 처리에 대해 분식의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할 경우 상장폐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달 31일 금감원의 재감리 보고서를 토대로 1차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14일 회의로 결정을 연기했다. 이날 최종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 결정은 회의를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다만 금감원은 증선위 일정에 맞춰 자료 제출 등 안건 보고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증선위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측에 비밀유지 각서를 받고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금융당국

금융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심리 결과가 가져올 여파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한 때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해 삼성바이오의 관계회사로 입장을 정했던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회계부정이 고의로 판명될 경우 여당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재감리를 한 것처럼 비춰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회 금융위 소속 여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과 금융위가 증선위에서 나올 결과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라며 “금감원과 금융위가 삼성을 공격하는 야당의 공세를 못 이겨 삼성바이오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의 회계부정이 인정되는 경우 상장폐지가 되지 않더라도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우조선의 사례로 봤을 상장 폐지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검찰의 고발 등으로 연이어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커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해야 할 일은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증선위 일정에 맞춰 자료 제출 등 안건 보고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대해 회계부정이 없다고 결정을 내리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오락가락했던 금융당국의 행보에 대해 비난을 감수해야 될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 야당 정치권의 시각이다. 

증선위의 심사대상은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공동투자해 설립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가치평가 부분이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바이오 측은 국제회계기준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는 ‘종속회사’의 기준이 되는 ‘지배력’을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상실했으므로 관계회사 전환이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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