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3조 초과자본, 주주에게 환원하라."

미국계 헤지펀드(단기이익을 목적으로 국제시장에 투자하는 개인모집 투자신탁) 운용사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초과자본금의 주주환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이하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 회사 콘웨이 멕캔지의 '독립분석보고서'를 공유했다고 13일(한국시간) 밝혔다. 동시에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개발부서를 신설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에 주력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콘웨이 멕킨지의 보고서를 근거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이익잉여금을 과도하게 쌓아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가 8조~10조, 현대모비스가 4조~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엘리엇은 "회사가 벌어들인 현금을 불투명하게 운영하면서 상당수가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최소 13조 원을 주주환원에 써야 하며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이 효과적인 주주환원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주주친화책을 요구했다. 이사회에 독립된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와 협업을 강조했다. 엘리엇은 "기존 개편안이 철회되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차그룹은 기업구조 개편 진전을 위한 어떤 소통도 하고 있지 않다"며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회이사를 추가로 선임하고 엘리엇 및 다른 주주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모든 비핵심 자산 매각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비핵심 자산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콘웨이 멕킨지 보고서는 자동차와 무관한 광고, 호텔, 부동산, 생명보험사 등을 비핵심 자산으로 거론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확대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시행할 것"이라면서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 요구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