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당할 수도...항공사 '운수권·임원자격' 요건 강화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당할 수도...항공사 '운수권·임원자격' 요건 강화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8.11.1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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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 발표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항공사 임원이 이른바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해당 항공사의 신규 운수권 신청자격이 최대 2년간 제한된다. 또, 중국·몽골·러시아 등 한 항공사가 독점 취항하는 노선은 5년마다 평가해 운임을 지나치게 높게 받거나 성수기에만 운항하는 경우 운수권 회수를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14일 항공안전 및 면허관리 강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갑질’ 임원 속한 항공사, 신규 운수권 신청자격 제한

먼저, 사망·실종 등 중대사고가 발생하거나 항공사 또는 임원이 관세포탈, 밀수출입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최대 2년간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박탈할 계획이다.

또, 현재 항공사 임원제한은 항공 관련법 위반에 국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형법(폭행, 배임·횡령 등), 공정거래법(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조세범처벌법(조세포탈), 관세법(밀수출입, 관세포탈)까지 대상법률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원 자격 제한기간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자는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벌금형을 받은 자도 2년간 제한을 신설할 계획이다.

그룹 내 계열 항공사에 등기임원 겸직이 금지된다. 예를 들어 A항공의 등기임원이 B항공의 등기임원으로 겸직하는 것이 제한된다. 운수권·슬롯과 국가기간망인 공항을 이용해 영업하는 항공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방안이다.

항공사 임원 자격 제한 강화 주요내용. 표=국토교통부
항공사 임원 자격 제한 강화 주요내용. 표=국토교통부

항공사업법 개정이 이뤄지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 대한항공과 진에어 경영권을 박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사 임원 자격 제한 강화 주요 내용에 따르면 벌금형만 받아도 경영권을 잃게 될 수 있다. 현재는 벌금형을 받아도 임원 자격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는 벌금형을 받은 경우도 2년간 임원 자격을 제한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 달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는 26일 첫 재판이 열린다. 조 회장은 현재 대한항공 대표이사,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3년부터 올해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며 트리온 무역 등 명의로 196억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챙겨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조 회장은 2014년 8월 자신의 자녀인 현아·원태·현민 씨가 보유한 정석기업 주식 7만1880주를 정석기업이 176억원에 사들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 독점노선 운수권, 5년 마다 재평가

현재 1개 항공사가 독점운항하는 노선(중국·몽골·러시아 등 60개)은 5년마다 주기적으로 운임, 서비스 등을 종합평가해 미흡할 경우 사업개선명령을 부과하고 미이행 시 운수권 회수를 추진한다.

이같은 독점노선 재평가제 도입 시 항공사가 유사거리의 다른 노선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운임을 부과하거나, 성수기만 운항하는 행태 등이 개선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또, 운수권의 활용도 제고를 위해 운수권 종류(여객, 화물), 항공사 선호도 등을 고려해 노선을 4등급으로 구분하고 노선별로 연간 15~40주의 운항의무기간을 차등 설정할 계획이다.

즉 현재는 노선의 특성을 불문하고 연간 52주의 40%인 20주 이상만 운항하면 항공사가 운수권을 지속 보유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노선 등급에 따라 선호최고 여객노선인 '가등급'은 연 40주 이상, '나등급'은 연 30주 이상, '다등급'은 연 20주 이상, '라등급'은 연 15주 이상 반드시 운항해야 운수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노선 등급 예시. 표=국토교통부
노선 등급 예시. 표=국토교통부

◆ 슬롯 배분 및 운영의 공정성 강화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을 뜻하는 '슬롯'(slot)의 배분 방식 공정성도 높아진다.

그간 서울지방항공청에서 관리(항공사 실무지원)하던 슬롯 배분·운영업무를 앞으로 국토부에서 주관해 신규배분 등 주요결정을 직접한다.

또, 인천·김포·제주 3개 혼잡공항은 공항별 특수성을 반영해 슬롯 배분·조정기준을 구체화하고 항공사에 배분이력 등을 투명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모회사-자회사간 불공정한 슬롯교환을 방지하고, 후발항공사에 슬롯 활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항공사간 슬롯 교환시 국토부에 사전 인가를 받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 항공사 안전관리 체계 개선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을 시작으로 9개 국적항공사 대상 정비분야 특별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항공사별 적정 정비 인력·시간 기준을 연내 마련해 내년 3월부터 적용한다.

기준을 토대로 내년 하계스케줄(3월)부터는 운항스케줄 편성단계부터 관리해 적정 정비시간을 준수하고 무리한 운항을 하지 않도록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또, 항공기의 신규 등록, 노선신설, 증편 등 사업확장 시 적정인력(조종·정비사 등) 확보여부를 확인한 후 적합한 경우에만 인·허가를 할 계획이다.

◆ 항공사 면허관리 제도 개선

마지막으로 신규 면허 심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절차와 항목·방법을 미리 고지하고, 국책연구원 등 전문검토기관을 지정·운영하도록 명문화 할 계획이다.

또 면허발급 이후에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면허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주요정보 변동내역을 주기적으로 공개한다. 변경면허는 경중에 따라 결재권을 차등 설정하고 면허취소 결재권자도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등 면허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제재수단을 다양화한다.

지금은 이 경우 면허취소가 유일한 제재수단이지만, 앞으로는 사업정지, 위법기간에 배분한 운수권 환수, 위법기간에 발생한 매출액의 3% 내 과징금 부과 등으로 다양한 제재가 가능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 이행을 위해 항공사업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사안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