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남은 시나리오는…차악vs최악
삼성바이오 남은 시나리오는…차악vs최악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8.11.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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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최장 30일 내 기업심사위 심의 대상 여부 결정
상장 폐지 면해도…기업 이미지 추락·소액주주 민사소송
증선위 결론이 나온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고의분식'으로 결론이 나면서 상장 실질심사 절차를 밟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라는 초유의 결과를 맞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악을 면하더라도 분식회계로 인한 기업 이미지 추락과 소액주주 민사소송이 기다리고 있어 삼성바이오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거래 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검찰 고발 등을 의결했다. 삼성바이오의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에는 과징금 1억7000만원을 부과하고 감사 업무 5년 제한, 회계사 4명 직무정지 조치를 취했다.

◆ 삼성바이오에 남겨진 두가지 시나리오

증선위가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인정하며 삼성바이오는 상장 실질심사 절차를 밟게 됐다. 자산이 2조원 이상인 기업의 분식회계 규모가 자기자본의 2.5% 이상일 경우 상장 폐지 여부를 놓고 심사에 들어간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8000억원보다 크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으로 15일 이내에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심의 대상이 되는지를 우선 결정한다. 심사기간은 필요에 따라 15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거래는 재개된다. 넘겨질 경우 상장 폐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최단 80일에서 최장 95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번 증선위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에게는 '상장 폐지' 또는 '상장은 유지한 채 징계'만 받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남게 됐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상장 폐지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총액 22조인 삼성바이오의 상장이 폐지되면 국내 주식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와 국내 주식 시장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은 이 같은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장 폐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분식회계로 인한 기업 이미지 추락은 물론 해외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특성상 해외 기업과 주로 거래하는데 이들은 기업의 윤리와 도덕성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식회계로 거래 정지 사태까지 빚은 만큼 해외에서의 신뢰도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 하락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증선위 결정 전인 지난 12~14일까지 외국인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89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829억원 순매도했다.

◆ 소액주주 대규모 민사소송 예고

또 소액주주들이 대규모 민사소송을 예고하면서 삼성바이오의 앞날은 더욱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법무법인 한결은 지난 14일 “27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에 위임을 받은 상태로 소장 접수를 준비 중”이라며 “추가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접수를 받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 인한 바이오 산업 전체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사태로 업계 전체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될 경우 제약·바이오 섹터를 넘어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들에게 한국 주식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에 이어 규제 리스크(regulatory risk)라는 새로운 디스카운트 요소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