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TV 한 대에 2600만원”...서민을 위한 8K는 없다?
[기자의 눈] “TV 한 대에 2600만원”...서민을 위한 8K는 없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11.1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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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QLED 8K, 65인치 783만원...85인치는 2691만원 책정
수천만원 가격에도 프리미엄 수요 몰려..."예상보다 1.5배 잘 팔린다"
삼성전자 8K TV인 'QLED 8K'. 3300만화소가 압권이다./사진=허지은 기자
삼성전자 8K TV인 'QLED 8K'. 10억개에 이르는 컬러블록과 3300만화소가 전달하는 초고화질이 압권이다./사진=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2018년 TV업계의 화두는 ‘8K TV’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8K TV인 ‘QLED 8K’ 판매를 시작했고 LG전자 역시 내년 5월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나본 8K TV는 업계의 기대만큼이나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화질, 크기, 사운드까지. 모든 면에서 찬사가 나오는 TV임은 분명하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가격이다. 삼성전자 QLED 8K의 경우 가장 작은 65인치 판매가는 783만원에 책정됐다. 75인치는 1113만원, 82인치는 2031만원으로 가장 큰 85인치의 경우 2671만원이다. 규격이 뛸수록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는 셈이다. 내년 출시를 앞둔 LG전자 8K TV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8K TV는 다분히 ‘서민’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8K TV는 현재 지상파 UHD방송에서 지원하는 4K 방송보다도 4배가 더 선명하다. 가로 7680개에 세로 4320개, 총 3300만7600개 화소가 선사하는 초고화질은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만날 때 시너지를 발휘한다. 디스플레이가 더 커질수록 8K 효과도 커진다. 똑같은 8K 영상이라도 손바닥만한 스마트폰과 85인치 대형 TV로 볼 때 그 몰입감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때문에 8K TV는 다분히 서민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당초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나온 만큼 높은 가격대는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일 열린 ‘Q LIVE’ 현장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시장 가격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따라가려고 한다”면서도 “대신 프리미엄 이미지에 맞게 그 수준을 지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75인치 이상 초대형 기종이 백화점, 혼수 패키지, 아파트 입주 패키지 등을 위주로 좋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사장은 “가격은 QLED의 4K UHD 대비 20~30% 정도 (높은 가격에) 포지셔닝이 됐다”며 “목표했던 것보다 1.5배 정도 더 잘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8K TV 보급은 4K TV의 그것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4K 출시 이후 5년여가 지난 지금. 전세계 TV시장에서 4K TV 점유율은 50%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TV 매출의 80% 이상을 4K TV가 차지하고 있다. TV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화질이 발전하고, 소비자들은 보다 선명하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8K의 경우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이 더해져 더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을 거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가격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직장인 평균 월급은 223만원이다. 서울에서 평균임금을 받는 직장인이 QLED 8K 85인치 제품을 구매하려면 1년동안 한 푼도 쓰지 않아야 한다. 기자의 월급으로는 몇 개월이 걸릴까 계산하는 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리에 '소확행'과 '가성비'가 유행처럼 나부끼는 2018년. 그러나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QLED 8K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불황에도 명품 수요는 결코 줄지 않는다는, 경제학의 이론이 생각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