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황의조 골폭풍!
단점 보완하면서 더 큰 선수로 성장
황의조가 골 결정력을 끌어올리면서 더 위력적인 스트라이커로 자리 매김 했다. /연합뉴스

"쟤는 어려운 건 잘 넣는데, 쉬운 걸 왜 이렇게 못 넣냐!" 2015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 FC 홈 경기를 중계하면서 곧잘 듣던 소리다. 성남 홈 팬들 중 여러 사람들이 아쉬움을 내뱉으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렵게 잘 넣는데 쉬운 걸 못 넣는다라. 멋지게 골을 터뜨리고도 쉬운 찬스를 종종 날려 평가를 다소 낮게 받았던 골잡이. 바로 황의조(26·감바 오사카)다.
 
당시 황의조는 20대 초반의 젊은 스트라이커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바라본 그는 장점이 매우 많은 공격수였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더 활발히 움직이며 좋은 공간을 잘 잡았고, 동료와 연계 플레이도 능했다. 퍼스트 터치도 수준급이고, 슈팅도 훌륭했다. 항상 체력도 넘쳤고, '하드워킹'으로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학창 시절 미드필더로 뛴 경험을 잘 살려 '부지런한 골잡이'로 가치를 발휘했다. 하지만 2% 부족했다.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분명히 성남 FC 공격의 중심이었지만 마무리가 못내 아쉬웠다.
 
2015년 5월 독주 체제를 갖추며 선두를 달리던 전북 현대와 대결에서 황의조는 2골을 작렬하며 성남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 좋은 위치를 잡고 두 골을 만들어냈다. 경기를 해설했던 필자는 클로징 코멘트를 이렇게 했다. "분명히 황의조 선수가 오늘 성남 승리의 수훈갑이다. 하지만 오늘 승리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이고 더 확실하게 득점을 만들어야 한다." 황의조가 선두 전북을 잡는 연속 득점을 기록했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몇 차례 놓친 게 아쉬워 이런 평가를 내렸다.
 
3년여가 흐른 지금.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 대표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우뚝 서 있다. 과거 지적했던 2% 약점을 거의 다 지운 느낌이다. 부드러운 움직임에 파워까지 붙어 정확도가 한층 좋아졌다. 패스 게임을 주로 펼치는 J리그에서 세기를 더 가다듬었고, 대표팀에서 양질의 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하며 '완성형 스트라이커'로 자리 매김했다.
 
3년 전 황의조는 '원더골 제조기'로 불렸다. 어려운 각도와 상황에서도 멋진 득점을 종종 만들어냈기에 붙은 별명이지만, 누군가는 '원더골만 제조기'라며 쉬운 찬스를 자주 날리는 데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원더골'은 줄어들었지만, 더 영리하고 쉽게 플레이 하면서 전체 득점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제 주위에서 이런 소리가 들린다. "황의조는 정말 쉽게 골을 넣는다. 어떻게 수비가 없는 공간을 이렇게 잘 파고들어서 득점을 할 수 있나. 공이 황의조를 따라 다니는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축구에서 공은 사람을 따라 다니지 않는다. 황의조가 매우 부지런하고 골 냄새를 잘 맡기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그에게 '골 결정력 부족'의 꼬리표도 더이상 붙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더 큰 선수로 성장한 황의조의 득점 행진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심재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