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구은행장, 수평적 소통할 수 있는 게 중요"
"은행 사외이사들, 정당한 법적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아"
"대구은행장, 후계자 양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서번트 리더십 중요"
DGB금융지주 첫 외부 인사 김태오 회장. 김태오 회장이 최근 대구은행장 선임과 관련된 잡음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DGB금융지주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DGB금융지주가 대구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김태오(64) DGB금융지주 회장이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며 은행 사외이사진에 대해 비판했다.

대구은행 사외이사진은 지난달 대구참여연대 등 5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은행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로부터 고발당했다. 대책위는 소장을 통해 김진탁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 등 대구은행 사외이사진이 구속된 박인규 전(前) 대구은행장겸 DGB금융지주회장에게 기본급의 80%를 지급할 것을 결의한 부분이 업무상 배임 혐의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대구은행 사외이사진은 '경영승계에 필요한 업무수행 및 상법상 이사의 권리·의무 유지' 등의 이유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박 전 행장에게 총 6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16일 한국스포츠경제에 "공적기관의 성격을 띤 정부의 면허를 받은 은행 사외이사들이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장기적인 이익발전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당한 법적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부끄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이어 "대구은행장은 인재육성과 함께 후계자 양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서번트 리더십(구성원들을 후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지도력)으로 수평적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하고 ▲행장, 회장으로 필요한 적정한 근무 경험과 성과창출 경험 등 실력이 있어야 하며 ▲후계자 양성 의지가 있고 인재양성 의지나 능력이 있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번트 리더십으로 솔선수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은행 사외이사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내 그동안 조직안정을 위해 참아왔던 속내를 털어놨다. 

김 회장은 "은행 이사회에서 은행장 선임과 임원 선임권 등에 관심이 많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다만 현 임원 중 자격에 맞는 임원이 없어 적당히 조건을 변경해 선임하고자 하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큰 틀에서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진이 합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 사외이사진은 사심을 버리고 지주 이사들과 내부 경영진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혁신제도와 인재육성위원회를 믿어주고 그 결과를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지금처럼 은행 사외이사진이 내부인사에 대해 큰 관심을 과거부터 보였다면 현재의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대구은행 본점 입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DGB금융지주는 오는 19일까지 대구은행 지배구조 개정 시한을 뒀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은행 운영의 독립성, 은행장 선임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지주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중 자회사 승계프로그램 일원화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은행장 자격요건 완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 추천 위원회인 '인선자문위원회'에 은행 사외이사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구은행장 자리는 7개월째 공석이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겸 DGB금융지주회장은 지난 9월 채용비리 및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박명흠 현(現) 행장 대행은 자회사인 DGB캐피탈에 자신의 아들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DGB금융지주 최초 외부 인사인 김태오 회장은 지난 5월부터 제3대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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