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노조 "M&A 회생 바람 무산"
파산관재인의 자산 매각 나설 듯
썬코어 노조원들이 지난 2017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최규선 전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최규선씨가 인수해 화제가 됐던 썬코어가 파산신청에 돌입했다. 16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썬코어가 회생절차를 포기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썬코어의 파산신청을 검토한 후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경우 파산선고를 내릴 수 있다. 앞서 회생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정하고 썬코어에 대한 M&A절차를 진행했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좌절됐다.

썬코어 노조는 법원에 "회사의 재매각을 원하며 이를 위해 협조할 것"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썬코어의 관리인은 15일 전격 파산을 신청했다.

썬코어 노조원들은 성공적인 회생절차 M&A를 위해 회생절차 비용 3000만원을 마련해 법원에 내기도 했다. 구조조정 업계는 썬코어의 파산신청으로 노조와 법정관리인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생법원이 파산선고를 결정하면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하고 썬코어의 자산매각에 나선다. 경기도 파주시 소재 토지 및 건물 4개동이 주요 매각 대상 자산이다. 

현재 썬코어는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3월 상장폐지됐다. 썬코어가 회생을 신청한 올 3월 기준 회사가 부담하는 회생담보 채무는 99억7800만원이고, 회생채권은 92억 5500만원이다. 회생신청 당시 최대주주는 9.93%(385만8520주)를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썬테크놀로지스(썬텍)다.

주요 관계회사로는 시뮬레이터 및 지능형경계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도담시스템스가 있다. 도담시스템스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100억 원과 132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 금융기관 연체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

썬코어의 이번 파산절차는 ‘회생절차 연계 파산절차’(견련파산)로 알려졌다. 파산법조계 한 변호사는 “견련파산은 새롭게 파산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생절차의 연장선상에서 신청하는 파산절차”라며 “회생절차와 연계되기 때문에 회생절차에서 우선권을 확보한 채권자는 그대로 파산절차에서도 우선권을 갖는다”고 말했다.

1978년 창립한 썬코어는 오일레스 베어링 및 금형부품을 제조 공급하는 업체다. 썬코어의 전신 루보는 지난 2006년 제이유 그룹에 의한 주가조작으로 증권가에서 이름을 떨쳤다.

최규선 씨가 지난 2015년 7월에 썬코어를 인수했다. 최씨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씨에게 금품을 건네고 각종 이권을 따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그는 2016년 11월 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앞서 그는 출소 후 본격 기업사냥꾼으로 돌아서 2002년 자원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 인수 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으로 유아이에너지는 자본잠식에 빠져 2012년 최종 상장폐지 결정 나기도 했다.

법원은 썬코어의 파산신청에 대해 14일 안에 파산선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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