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주, 브렉시트로 달러화 약세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연말 연초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원화는 달러화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다음 주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는 1120원에서 1140원대를 오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7원 내린 1128.5원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교역 문제와 관련한 양보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위안·달러 환율은 오전에 빠졌다가 오후 상승 반전하며 1126.7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도 레벨을 높였다.

/연합뉴스

◆ 지난주: 소프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기대감으로 달러화의 약세 전환

지난주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원화 환율은 특별한 방향성 없이 등락을 거듭했으나, 주 후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기대감이 반영된 달러화의 약세 전환에 힘입어 소폭 강세를 기록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EU와의 관계를 이어감을 뜻하는 것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방식에서 일정한 분담금을 내면서 단일시장 접근권만은 유지함을 의미한다. ‘노르웨이 모델’을 선례로 들 수 있다. 완전한 EU 탈퇴를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와 반대된다.

유로화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 작성에 합의했다. 이번 탈퇴 협정문에는 전환(이행)기간, 아일랜드 국경 문제, EU 분담금 정산 등이 포함됐다. 영국은 내년 3월29일 EU를 탈퇴하지만 오는 2020년 말까지 영국의 단일시장 접근성이 보장된 전환기간을 설정해 EU 단일시장에 잔류한다. 이에 따라 소프트 브렉시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로화의 강세 압력을 높였다.

위안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지난 15일 중국 상무부는 미중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한 양국 고위층 간 접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무역 관계는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하게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양국 기업들이 안정적인 무역 환경을 되찾게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며 위안화 강세를 견인했다.

◆ 원화, 달러화 방향에 연동되는 흐름 지속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20원에서 114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측됐다. NH투자증권은 원화가 달러화 방향에 연동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빅 이벤트’였던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지만 연말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세계 경제 1, 2위인 G2(미국·중국) 정상회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등 중요한 변수들이 대기 중이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 됐다. 지난 1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연준은 특정 월에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FOMC 회의에서라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여전히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금융시장은 이틀에 걸친 파월 의장의 경기낙관론이 12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못 박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 협상 여부도 중요하다. 최근 류허 중국 부총리의 방미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무역정책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원화는 특별한 방향성을 보이기보다는 연말 연초의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달러화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이번주 주요 일정은

다음 주 미국에서는 10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건수(20일), 내구재 신규주문(21일), 기존주택판매(22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0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건수는 각각 전월대비 2.0%와 -0.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주택판매의 경우, 전월대비 1.0% 증가한 520만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기존주택판매의 증가가 제한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존주택매매는 전월치 515만건을 상회할 것”이라며 “미 연준이 긴축적 금리인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여 10월 기존주택매매의 증가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시장 지표들이 완만한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여전히 전반적인 주택시장 여건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견고한 소득증가와 신규 가구증가 수를 감안할 때 주택시장 경기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모기지금리 상승과 높은 집값 부담으로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11월 마킷 유로존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 지수(23일)가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11월 유로존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를 각각 51.7과 53.5로 10월의 52와 53.7에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증권도 이 수치를 각각 51.7과 53.5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제조업 PMI를 52.8로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쇼핑시즌 기대에도 안팎의 불안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 관련 잡음이 계속되고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11월에도 유로존 PMI의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19일(월) : 미국 11월 NAHB 주택시장지수

20일(화) : 미국 10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건수주택착공

21일(수) : 미국 10월 내구재 주문 MoM,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MoM,

22일(목) : 유로존 11월 소비자기대지수, 미국 10월 기존주택매매 MoM, 유로존 10월 ECB 회의 의사록 공개

23일(금) : 유로존 11월 제조업 PMI, 유로존 11월 서비스업 PMI, 미국 11월 제조업 PMI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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