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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정상의 만남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이달 말 예정된 회담에서의 무역협상 기대감에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가 분명한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달러 강세, 미국 기술주 부진 등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확실한 성장성을 지닌 종목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030~2120이다.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3% 하락한 2092.40에 마감했다.

◆ 미·중 무역협상 현실화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다. 양국 모두 두 정상의 회담 전까지 상대국에 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흔들렸던 글로벌 증시도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실제 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할 경우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가 사라지게 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회담의 성과가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추가 논의를 위한 틀(Framework)을 합의할 수는 있으나 내년 1월까지 협상의 전면 타결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튿날 중국의 협상안에 대해 “중요한 것이 빠져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회의 전까지는 미·중 무역분쟁의 휴지기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회담에서 무역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 美 금리 인상에 달러 강세…투자심리 악화 전망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달러 강세에 대한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의 대담에서 최근 증시 급락에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이 있을 때만 금리가 움직이는 데 습관이 들었다”며 “앞으로 어떤 회의에서든 금리가 변화한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시장은 연준이 FOMC 이후 기자회견을 여는 3·6·9·12월에만 금리 변동이 있다고 예상해왔다. 그러나 모든 FOMC 이후 기자회견이 열리는 내년부터는 FOMC가 열릴 때마다 매번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 성장세에 따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달러 강세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

◆ 미국 기술주 부진…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

또 애플 주가 부진 등 미국 기술주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 정보기술(IT)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루멘텀 홀딩스, 코보, 재팬디스플레이 등 애플 아이폰 부품 공급사들이 매출 예측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애플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에 기술주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T업종에서 성장률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이 IT업종의 투자심리 개선을 제한하는 가운데 IT업종 특성상 미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만큼 보수적인 시각 유지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의 소비 시기에 나타났던 IT업종의 수혜 효과도 사라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소비 시기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운송 업종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며 “그러나 애플이 연말 소비 시기 매출액 눈높이를 낮춘 데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핸셋(Handset) 기대감 축소 등으로 IT업종 기대감이 기존보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실적 개선 등 확실한 성장성을 가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항공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여객 수요 증감률이 지난달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유가 하락으로 4분기 비용 감소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업종의 트레이딩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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