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배우 김선호는 tvN 종영극 ‘백일의 낭군님’에서 서브병을 유발했다. 극중 서자 출신 뇌섹남 정제윤 역을 맡아 열연했다. 홍심(남지현)과 로맨스는 물론 원득(도경수)과 브로맨스도 완벽 소화해 호평이 쏟아졌다. 서브 남자주인공임에도 적은 분량에 “구돌(김기두)보다 적게 나올 수가 있냐”는 시청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오히려 “좋은 사람들을 얻어 행복하다”고 웃는 김선호. “원톱 주인공 욕심을 내기 보다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분량이 적어서 속상했다.
“처음에 김기두 형이 전화가 와 ‘감독님이 너랑 하고 싶어 한다’ ‘좋은 분들이 많으니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사극은 처음이라서 부담됐지만, 도전하는 의미가 크다가 생각했다. 드라마가 잘 돼 기분이 좋지만, 연기 만족도는 높지 않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어 행복할 따름이다. 구돌이 더 많이 나왔다고? 형은 본인이 더 많이 나오는 거 알고 있었나(웃음).”
 
-홍심에 직진 로맨스 펼쳤는데.
“사실 홍심과 로맨스가 가면 갈수록 불편했다. 홍심과 원득이 혼인해버려서, 더 이상 직진하면 ‘보기 안 좋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 마음에는 계속 뒀지만, 어쨌든 원득의 존재를 알고 나서는 티를 많이 내지 않았다. 로맨스가 관계가 더 진전돼지 않아서 약간 찝찝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 겁쟁이고 쫄보다(웃음). 확신이 서지 않으면 고백을 하지 않는다.”
 
-9세 연하 남지현과 연기하며 설렌 적은 없나.
“나보다 아홉 살 어리지만 워낙 경력도 많고 베테랑이라서 적응하는 게 남다르더라. 편하게 대해줘서 다가가는 게 어렵지 않았다. 나이차도 좀 나고 극중 짝사랑하는 역을 맡아 고백하는 신을 고민했다. 오작교에서 벚꽃이 떨어지는데 홍심의 한복, 배경과 조명 등이 어우러져서 정말 예뻤다.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도경수와 브로맨스도 돋보였다.
“경수는 진짜 양반 같다. 진중하고 어른스럽다. 먼저 드라마 ‘‘투깝스’ 잘 봤다’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아이돌을 잘 몰라서 경수는 영화배우 느낌이 강했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본 친구가 와서 먼저 말을 걸어주고, 친해지다 보니 ‘맞아. 이 친구가 엑소였지!’라고 새삼 실감하게 됐다. 태어나서 처음 콘서트 간 게 엑소다.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계속 옆에서 ‘우리 경수가~’ ‘우리 디오가~’라고 해 순간 ‘관계자들인가?’ 생각했다. ‘백일의 낭군님’ 얘기도 계속 나와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여고생들이더라. 그 때 대한민국 여고생은 다 본 것 같다. 수 백 명이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는 걸 보고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다.
 
-본인 팬클럽과 달랐나.
“내 팬클럽은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지금은 자주 못 보지만 가족 같고, 팬카페를 통해 자주 소통하려고 한다. 팬들이 남겨준 글이 힘이 될 때가 많다. 사실 배우가 안 좋은 소리 들을 때도 있는데, 전적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 나도 모르게 팬카페 가서 글을 자꾸 읽게 된다.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 가끔 팬들이 ‘오빠, 남자친구가 싫어해서 당분간 못 와요’라고 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다음에 남자친구와 함께 꼭 와. 인사드릴게’라고 한다. 팬들의 연애도 응원한다(웃음).”
 
-도경수가 연기한 원득(이율) 역 맡았다면.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원득 역에 다른 역할도 ‘내가 해봤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다. 경수가 훌륭하게 소화하지 않았냐. 연기는 자신의 삶에서 묻어 나온다. 경수가 원득 역을 했기 때문에 ‘백일의 낭군님’이 빛이 난 거다. 과연 내가 원득 역을 했으면 ‘백일의 낭군님’이 이렇게 잘 됐을까 싶다.”

-원톱 주연으로 도약할 때인데. 가장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맞다. 솔직히 드라마가 잘 돼 기분이 좋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원톱, 투톱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연기하고 싶다. 시청률보다 내가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부끄럽지 않고 싶다. 연극하다가 매체로 옮겨왔을 때 목소리 톤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이 이번 작품에서 톤 업 하지 않고 편하게 소리를 냈는데, 이질감 느끼지 않고 봐줘서 감사했다. 다음 작품에선 더 다양한 목소리로 연기해보고 싶다. 연기력 논란 없었다고? 그런 논란에 쌓이면 ‘잘 극복해 나가야지’라고 마음먹지만 힘들 것 같다. 아직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적이 없어서 안심되면서 감사하다.”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나도 그 작품을 좋아한다(웃음). 단막극이 처음이었는데 대본이 소소하면서 재미있고, 결말을 알고 연기해서 공연할 때처럼 매 순간 설레고 즐거웠다. ‘미치겠다 너땜에’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려서 행복했다. 흔한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요즘 넷플릭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데.
“처음 이 회사에 들어왔을 때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전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지 않냐. 꼭 브라운관이 아니더라도 시청자 혹은 관객들과 공감만 할 수 있다면 다양한 매체에서 연기하고 싶다. 특히 웹드라마는 접근성이 좋지 않냐. 나 역시 유튜브를 즐겨 보는데, 볼거리가 정말 많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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