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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3분기 실적 부진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셀트리온 3형제’가 동반 반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2.52% 오른 2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증선위의 최종 결론 발표를 앞두고 14일부터 반등, 사흘 연속 강세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역시 나흘째 상승하며 전일보다 7.08%, 22.05% 급등 마감했다.

◆ 셀트리온 3형제, 3분기 나란히 ‘어닝 쇼크’

셀트리온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4.2% 감소한 7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1416억원을 48.0%나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78%를 차지하는 ‘트룩시마’의 공급 단가가 15% 낮아지면서 매출 원가가 증가했다. 또 1공장 증설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원가율이 높아졌고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NH투자증권·현대차증권·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 9곳이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4분기까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품목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 단가 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1공장 가동률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앞으로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낮아진 공급 단가로 제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7%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예상치(370억원)를 45.9%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이에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현대차증권 등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유럽에서 출시된 ‘허쥬마’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며 “하지만 ‘트룩시마’의 매출 부진과 대부분 입찰 시장으로 구성된 ‘램시마’의 이익률 하락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제약 또한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트룩시마·허쥬마 미국 시장 진출 기대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올해 안에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유럽 허가 신청과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판매 허가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내년 1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 기존 5만 리터에서 10만 리터로의 증설 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 경쟁 제품인 산도스의 ‘릭사톤’이 미국 출시를 포기한 데다 ‘허쥬마’의 경쟁 제품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3’ 허가가 늦어졌다”며 “셀트리온은 경쟁이 낮은 상태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SC’의 매출이 발생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익 성장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성장세 재현을 겨냥한 저점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트룩시마’, ‘허쥬마’의 미국 진출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 연구원은 “올해 안에 ‘트룩시마’, ‘허쥬마’의 판매 승인 모멘텀(상승 동력)이 있다”며 “또 현재 확보 중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도업체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전망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세와 시장 점유율 상승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에서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과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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