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는 다양한 ‘더비 매치’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FC서울-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가 꼽힌다. 가까운 지역팀들간의 대결인 전북 현대-전남 드래곤즈의 ‘호남 더비’와 울산 현대-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서울-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인 더비’도 있다. 모기업의 공통점에서 착안한 전북-울산의 ‘현대가 더비’와 포항-전남의 ‘제철가 더비’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더비 매치’는 여느 경기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라이벌 매치는 관중 동원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을까. 결론은 ‘글쎄다’이다.

총 6개의 ‘더비 매치’ 중 최다 관중을 끌어들인 것은 역시 ‘슈퍼 매치’다. 2015시즌 서울-수원의 4차례 맞대결에는 평균 2만9,483명의 관중이 입장해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전체 평균 관중(7,770명)의 4배 가까운 수치다.

나머지 ‘더비 매치’는 흥행에서 그다지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위는 1만1,762명(3경기)의 ‘호남 더비’였는데, 전북의 시즌 평균 관중(1만6,710명)보다 훨씬 적었다. 다음으로는 ‘동해안 더비’(3경기ㆍ1만297명)와 ‘현대가 더비’(3경기ㆍ9,683명), ‘경인 더비’(3경기ㆍ8,415명)가 뒤를 이었다. ‘제철가 더비’는 전체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4,458명(3경기)으로 집계돼 ‘더비’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했다.

자료를 분석한 한양대 스포츠산업 마케팅센터 측은 “서울-수원의 ‘슈퍼매치’를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 관중 수를 살펴봤을 때 과연 ‘더비’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최고 흥행 카드인 ‘슈퍼 매치’조차 좌석 점유율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수원의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만원 관중은 각각 6만4,000명과 4만4,000명으로 평균 5만4,000명이다. 지난해 두 팀간 경기의 좌석 점유율은 54.6%로 절반을 가까스로 넘겼다.

‘슈퍼 매치’를 제외하고 팬들로부터 ‘더비 매치’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경기는 따로 있다. 아직 ‘더비’라는 명칭은 붙여지지 않았지만, 서울-전북전과 수원-전북전이 각각 2만4,124명과 2만2,870명의 평균 관중(이상 4경기)을 동원했다.

K리그 ‘극강’으로 평가 받는 전북의 흥행력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전북은 지난해 K리그 12개 팀 중 홈 평균 관중에서도 수도권의 서울(1만6,394명)과 수원(1만3,160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 마케팅센터 측은 “전북이 리그 2연패에 힘입어 관중 동원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전북은 꾸준히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어 2016시즌에도 관중 동원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K리그는 스토리텔링에 전북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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