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MO 환경 규제 강화에 친환경 선박 LNG선 수요 증가
韓 조선사, 세계 최고의 기술력·경쟁력 보유
올해 전세계 LNG선 수주 점유율 91%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앞세워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선박 연료에 대한 환경규제가 예고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LNG선 발주를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선 수요 증가와 함께 불황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 LNG선 호황에 웃는 韓 조선사…전망도 밝아

2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1~10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 2305만CGT 가운데 1026만CGT(224척)을 수주해 시장점유율(45%)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 중국 710만CGT(341착·31%)를 크게 제치고 있어 올해 수주량 세계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친환경 선박인 LNG선 국내 조선사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전세계 LNG선 발주량은 17척에 그쳤지만, 올해는 1~10월에만 모두 43척이 발주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총 LNG선 발주량을 50척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LNG선 발주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원인은 2020년부터 시행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IMO는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비율을 3.5%에서 0.5%로 감축하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규제 대응 방안으로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기존 선박에 탈황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해야 하는 데 두 가지 방안 모두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LNG선 도입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LNG선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 IMO 환경규제는 호재로 다가왔다. 대형 선사들의 전세계 LNG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91%에 달한다. 올해 10월까지 발주된 LNG선 43척 가운데 무려 39척을 가져왔다. 업체별로 현대중공업이 16척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조선해양이 12척, 삼성중공업이 11척을 수주했다. 한국 선사들이 세계 LNG선을 독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LNG선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계 한 관계자 역시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독점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뿐 아니라 마땅한 경쟁국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경 규제가 시작되는 2020년을 넘어 향후 30년까지는 LNG선에 대한 국내 조선사들 선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인도한 저압엔진용 완전재액화시스템 적용 LNG운반선의 운항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 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 LNG선 경쟁력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선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LNG운반선 완전재액화설비, LNG재기화시스템, LNG벙커링 연료공급시스템, LNG화물창 등 LNG선 통합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혼합냉매방식의 LNG 완전재액화시스템은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한다. 기존 단일냉매를 이용한 완전재액화시스템에 비해 에너지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였고 설비 규모를 줄이고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LNG재기화기술은 해상 LNG기지로서 각광을 받고있는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재기화시스템은 혼합열매체를 사용하는 간접 가열 방식으로 기존 글리콜방식 대비 중량을 70톤 이상, 전력소모를 30% 이상 줄인 것이 강점이다. 이 시스템을 탑재한 차세대 LNG-FSRU는 연간 운영비용을 최대 65만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저·고압엔진용 완전재액화시스템(MRS®-F·Methane Refrigerant and Full Re-liquefaction System)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천연가스 재액화장치는 LNG운반선 운항 중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천연가스를 재액화해 다시 화물창에 집어넣는 장치로 LNG운반선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MRS®-F는 저압엔진 추진 LNG운반선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로 기존의 재액화장치에 메탄 냉매 시스템을 결합해 증발가스의 재액화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강점이다.

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된 LNG 운반선은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은 약 30%가량 높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출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새 LNG화물창 기술을 바탕으로 LNG운반선 수주 경쟁력을 갖췄다. LNG 화물창이란 LNG를 영하 163도로 냉각시켜 1/600로 압축해 담는 탱크로 LNG운반선의 핵심 기자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월 한국형 LNG화물창 기술인 KC-1을 적용한 17만4000㎥급 대형 LNG운반선 2척을 SK해운에 인도했다. KC-1은 한국가스공사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10년에 걸쳐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로 실제 선박에 적용해 인도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LNG 선박에 '세이버 에어(SAVER Air·공기윤활시스템)'를 적용하기로 했다. 세이버 에어는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하여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선박의 마찰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는 에너지 절감장치의 일종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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