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성난황소’(22일 개봉)는 배우 마동석의 타격감 있는 액션이 빛을 발하는 영화다. 시간 때우기 용 ‘킬링타임’ 무비로는 적격이다. 그러나 소시민 히어로의 전형적인 활약상과 소모적인 여성 캐릭터 등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단점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성난황소’는 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유통을 하며 건실하게 살던 동철(마동석)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동철은 준석(박지환)과 함께 건어물 유통을 하며 살고 있다. 과거 ‘전설의 주먹’이었으나 끔찍하게 아끼는 아내 지수를 위해 평범하게 살아간다. 덩치는 비록 황소같지만 사람을 잘 믿는 탓에 번번이 사업에서 실패해 빚에 허덕인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지수 몰래 킹크랩 사업을 하게 되는데, 생일날 이를 안 지수는 노발대발하며 먼저 집으로 가버린다. 집에서 동철을 기다리던 지수는 악인 기태(김성오)에게 납치된다. 동철은 이 사실에 분개하지만, 기태는 거액의 돈을 보내며 지수의 ‘몸값’이라고 한다. 동철은 아내를 찾고 기태를 응징하기 위해 준석과 곰사장(김민재)와 함께 손을 잡는다.

영화 '성난 황소' 리뷰

영화는 모든 관객들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평범한 시민이 ‘성난 황소’처럼 남다른 힘으로 악인을 응징하는 권선징악적 구조다.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흔하디 흔한 소재와 범죄를 소탕하는 동철의 모습이 돋보인다. 또 범죄의 대상이 여성이라는 점 역시 기존의 범죄물에서 흔히 써 온 설정이다. 약하고 힘없는 여성이 남성의 손에 의해 구원되는데, 이 역시 식상함을 자아낸다. 남녀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시점인 만큼 일부 관객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동석의 액션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악인을 집어던지고, 벽을 뚫는 등 타격감 넘치는 장면을 소화한 마동석의 ‘한 방 액션’이 가히 돋보인다. 또 배우들의 물 오른 연기 역시 영화의 힘으로 작용한다. 마동석 뿐 아니라 박지환, 김민재 등이 영화의 감초 역할을 해내며 코믹한 웃음을 선사한다. 악인으로 분한 김성오는 관객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강렬한 연기를 펼쳐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머와 액션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베테랑’ ‘범죄도시’ ‘청년경찰’ 등의 작품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러닝타임 115분. 15세 관람가.

사진=쇼박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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