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종구 금융위원장 푸시에 희망퇴직·신규채용 동시 진행
퇴직금 외 위로금+신규채용까지 늘어난 인건비
최종구(첫번째 열 왼쪽에서 다섯번째)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은행장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희망퇴직을 늘려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을 달라'는 주문을 했다. /은행연합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희망퇴직제'란 기본적으로 고용주가 인원 감축을 위해 근로자에게 퇴직 희망 여부를 물어 해고하는 것을 뜻한다. 일정한 근속년수를 경과한 종업원에 대해 조기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 또는 경영난이 발생하거나 일부 사업을 폐지하게 되면서 현재 고용하고 있는 인원 모두를 수용할 수 없을 때 희망퇴직을 받거나 정리해고를 하게 된다.

최종구(61)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28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줘 10명이 퇴직하면 청년 7명을 채용할 수 있다. 은행들이 눈치 보지 말고 퇴직금을 올리는 것을 권장하고 적극 단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희망퇴직을 적극 권장하는 은행에 인세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희망퇴직으로 신규채용 인원을 늘려달라는 말인데, 기본적인 퇴직금 외에 위로금을 얹어 줘야하는 희망퇴직과 신규채용을 동시에 하는 것은 은행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보통 퇴직금은 퇴직 이전 3개월 간 월급의 평균을 내 최대 36개월까지 지급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 6월까지 퇴직자 9524명에게 1조 7527억 원을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KEB하나은행이 1조 2068억 원으로 KB국민은행에 이어 19개 은행 중 2위에 랭크됐다. 신한은행(8393억 원), 우리은행(8035억 원), SC제일은행(6402억 원) 등 19개 은행이 6조 9297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은행들 신입사원 연봉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이 4800만 원에서 5000만 원(군필자 기준)이다. 신한은행은 4900만~5500만 원, KEB하나은행은 4800만 원 수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5100만 원, NH농협은행은 4500만 원(군미필 기준, 기타 수당 제외) 수준으로 나타났다.

퇴직금에 신입사원 채용까지 부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에 "사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발언 이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관계자는 이어 "희망퇴직 대상자가 모두 50~60대인 것도 아니다. 40대도 있고 요즘 50대는 한창인 나이지 않느냐"면서 "희망퇴직자 가족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는 은행에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있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희망퇴직에 신규채용까지 겹친 은행들이 실적 유지를 위해 대출이자 등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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