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부금, 누가누가 잘 쓰나”...8000여개 공익법인 들여다보니
“내 기부금, 누가누가 잘 쓰나”...8000여개 공익법인 들여다보니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11.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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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이드스타 "공익법인 8726곳 중 '만점'법인 131개"
굿네이버스·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등 9개 법인 '크라운 인증'
기부문화 정착 위해서는...우수단체 지원, 평가 늘어야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 직장인 신예지(30)씨는 연말을 맞아 기부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평소 아동복지에 관심이 많은 신 씨는 장애아동 기부단체(공익법인) 리스트를 보던 중 어느 단체가 가장 믿을만하고 기부금을 잘 활용하는 곳인지 궁금해졌다. 신 씨는 “기부단체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보려고 했지만 마땅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며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과 기부의 계절, 겨울이 성큼 다가왔지만 막상 기부 시작을 앞두고 신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공익법인(의무공시 기준)은 8276개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폭넓은 기부가 가능할 테지만 그만큼 ‘잘 운영되는’ 기부단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기부금 유용?횡령 사건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 기부에 앞서 단체를 꼼꼼히 확인해야 똑똑한 기부를 할 수 있다.

기부단체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에 따르면 의무공시한 공익법인 8276곳 중 투명성 및 책무성, 재무안정성과 효율성을 평가한 결과 131개 공익법인만이 만점을 받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부단체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에 따르면 의무공시한 공익법인 8276곳 중 투명성 및 책무성, 재무안정성과 효율성을 평가한 결과 131개 공익법인만이 만점을 받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 공익법인 8천여 개 중…‘만점’ 법인 131개 뿐

기부단체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에 따르면 의무공시한 공익법인 8276곳 중 투명성 및 책무성, 재무안정성과 효율성을 평가한 결과 131개 공익법인만이 만점을 받았다.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열매나눔재단, 아이들과미래재단,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하트하트재단, 재단법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사단법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하트하트재단 인터내셔널 등 9개 법인은 한국가이드스타에서 별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크라운 인증을 받았다.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한국컴패션, 한국고분자학회, 서울대공대교육연구재단, 행복에프앤씨, 아름다운재단,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행복나눔재단, 행복에프앤씨,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나눔축산운동본부 등 15개 공익법인은 3년 연속 만점을 받았다. 홀트아동복지회 등 40개 공익법인은 2년 연속 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혜경 한국가이드스타 선임은 “만점을 받은 공익법인들은 국세청 공시 지표 외에도 이사회 개최 여부, 거버넌스(운영방식)의 투명성 등 외부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최소한 ‘기본은 하는 기부단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3년연속 만점에 '크라운 인증'받은 9개 공익법인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열매나눔재단, 아이들과미래재단,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하트하트재단, 재단법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사단법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하트하트재단 인터내셔널 등 9개 법인은 한국가이드스타에서 별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크라운 인증을 받았다./그래픽=허지은 기자
3년연속 만점에 '크라운 인증'받은 9개 공익법인 /그래픽=허지은 기자

◆ 만점 법인, 지난해보다 35% 늘어

한국가이드스타는 2016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국세청의 공익법인 결산서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를 매기고 있다. 국내에서 공익법인을 상대로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내놓는 곳은 한국가이드스타가 유일하다. 이번에 공개된 평가정보는 올 9월까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공개됐으며 향후 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하반기 추가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평가에선 전체 8276개 공익법인 중 학교법인과 의료법인, 기부금수입 3000만원 미만, 설립 2년 미만의 법인 등 7085곳을 제외한 1191곳을 1차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이중 직원수 0명, 인건비 0원, 일반관리비 0원 등의 ‘유령법인’을 제외하고 최종 평가 대상 법인 308개 중 투명성 및 재무안정성을 평가한 결과 131개 공익법인만이 만점을 받은 것이다.

만점을 받은 공익법인 수는 올 상반기 131개로 지난해(94개)보다 약 35% 가량 증가했다. 한국가이드스타 관계자는 “올해 발표된 단체들 중에서 3점 만점을 받은 단체가 작년보다 늘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아무래도 공익법인들이 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한 결과가 아닐까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 기부문화 정착하려면…”정부 지원·평가기관 늘어나야”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8 세계 기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34%로 조사대상국 146개국 중 60위에 그쳤다.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기부지수 59%로 공동 1위에 올랐고 뉴질랜드가 58%로 3위에 올랐다. 예전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기부는 아직까지 낯선 문화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 기부문화가 보다 잘 정착하려면 우수 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3년 연속 만점 법인으로 선정된 15개 공익법인에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해주는 식이다. 8년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에 기부 중인 직장인 김선미(55)씨는 “내가 기부 중인 단체가 우수 평가를 받아 좋다”며 “이런 단체를 적극 홍보하고 정부 지원도 늘어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을 감시하는 평가기관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부문화가 정착된 미국의 경우 170개 공익법인 평가기관이 기부금 운영과 단체 투명성 등을 빈틈없이 분석하고 있다. 감시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공익법인들도 보다 투명한 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선임은 “미국 같은 경우 공익법인 평가도 더 빨리 시작했고 시스템도 잘 돼 있다. 한국에도 (평가기관이) 더 늘어나면 기부금 운용이 더 투명하게 될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내가 기부하고 있는 단체가 기부금을 얼마나 잘 운영하고 있는가가 궁금할텐데, 이런 리스트를 보고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가이드스타가 공개한 만점 법인 131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