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내정자. /사진=한국투자증권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증권업계 최장수 CEO’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3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어 유 사장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이 올랐다.

유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법인 부사장을 지냈으며, 이후 메리츠증권, 동원증권 등에서 근무했다. 2005년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합병하면서 부사장 2007년 47살에 ‘최연소 CEO’로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됐다. 이후 지난 3월 11연임에 성공하며 12년째 CEO로 활동했다.

특히 유 사장이 ‘최장수 CEO’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탁월한 경영 능력이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의 경우 증시 부진 속에서도 투자은행(IB), 자산관리(AM)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유 사장의 12연임 가능성을 높이 쳤다. 그러나 유 사장이 예상과 달리 현업에서 한 발 물러나 새로운 역할을 찾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였다.

유 사장은 이날 인사 발표 이후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세전 경상이익 기준으로 증권업계 사상 역대 최고 실적이 기대된다”며 “지금이야 말로 웃으면서 정상에서 내려와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시기”라고 전했다. 

이어 “매년 최고의 이익을 기록한 것보다 138개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 성장과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또 증권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보다 2~3배 많은 신입 직원들을 채용해왔다”고 했다.

아울러 유 사장은 “이전의 일상적인 업무는 내려놓겠지만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역할로 회사와 자본시장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짧게나마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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