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태원 SK㈜ 지분율, 23.40% → 18.72%
사촌형 최신원 "최태원 회장이 먼저 지분 증여 제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3일 친족들에게 SK㈜ 주식 4.68%를 증여했다. /SK그룹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4.68%)를 증여했다. 이는 23일 종가(1주당 27만500원) 기준 약 922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기존 23.40%에서 18.72%로 낮아진다. 주식을 수증하는 이들은 친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사촌형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 6808주), 사촌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 친족들이다.

최태원 회장이 주식 증여를 결정한 까닭은 20년간 각종 위기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기 위함이다.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역시 오빠의 취지에 공감, 이날 SK㈜ 주식 13만 3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지주사 주식 증여에 대해 그간 미뤄둔 ‘분배’라고 해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형제 경영진 4명은 지난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직접 관람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창원 부회장, 최신원 회장,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SK그룹

실제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은 1973년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 최신원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아닌 동생 고(故) 최종현 회장(최태원 회장 부친)이 경영권을 승계했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부친의 별세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SK그룹 총수가 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맏형 최윤원 회장은 가족회의에서 그룹을 이끌 적임자로 최태원 회장을 추천했고, 5형제 등 친지 모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게다가 대부분 지분 상속도 포기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형제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해 왔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다”며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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