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분양 늘어나는 지역, 분양가 오르면 주택시장 치명타”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과잉 공급과 지방 산업 침체로 지방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주택매매 수요는 더욱 줄고 있어 미분양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주택이 완공되고 나서도 분양되지 않고 빈집으로 남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주택 선분양 구조상 분양이 늘어나면 미분양도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주택시장의 경고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거제시 일대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 9월 말 준공 후 미분양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

25일 부동산 업계와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2945호로 지난해 9월보다 22.0% 증가했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1.3% 줄어든 7651호로 집계됐다. 9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1만4946세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껑충 뛰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전체 미분양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24.7%로 2015년 12월 저점인 17.1%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과 지방 분양 시장의 양극화는 더 뚜렷하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그는 “수도권 분양 물량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미분양 물량은 되려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위축 국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신규주택 수요가 꾸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전국 기준 미분양은 6만세대 높은 레벨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지방을 필두로 한 미분양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제시 일대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 분양경기 기대감↓…강도 대출규제·청약제도 개편안 시행 예고 탓

분양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것이 미분양 증가세를 이끄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9·13대책 후속조치로 정부가 이달 말 고강도 대출규제 및 청약제도 개편안 시행을 예고한 탓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3.4로, 전달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11월 분양물량 전망치는 81.4를 기록해 지난달(97.1)보다 크게 낮아졌는데, 11월 미분양 HSSI 전망치는 103.1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선을 넘겼다.

연구원 관계자는 “같은 시에서도 동네에 따라 미분양 제로(0)도 나올 만큼 차이를 보인다”며 “미분양이 계속 늘어나는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오르면 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는 예고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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