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년 3개월 전 첼시 상대로 프리시즌 '환상골'
50m 폭풍질주 득점으로 '완벽 부활' 증명
손흥민이 25일 펼쳐진 첼시와 EPL 13라운드 경기에서 쐐기포를 작렬하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2010년 8월 5일(이하 한국 시각) 독일 함부르크의 HSH 노르드방크 아레나. 독일의 함부르크 SV와 잉글랜드의 첼시가 시즌을 앞두고 친선전을 벌였다. 1-1로 팽팽히 진행되던 경기의 승부는 '18살 신예'에 의해 결정났다. 앳된 외모의 소년은 후반 37분 '대선배'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5분 만에 환상적인 득점에 성공했다. 첼시를 무너뜨리는 결승골. 손흥민의 이름 앞에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한 순간이다.

당시 손흥민은 첼시와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그 해 프리시즌 9골을 마크했다. 9경기에서 9골을 작렬하면서 니스텔로이(8골)를 능가했다. 18살 어린 한국 소년이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에 얼굴을 알리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경기 후 첼시의 간판스타 디디에 드로그바와 유니폼을 교체한 후 기쁨을 감추지 못한 손흥민은 여러 매체와 전문가들로부터 흔히 말하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첼시전에서 슈팅 순간 발을 밟혀 부상한 손흥민. 하지만 그의 성장세에 가벼운 부상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부상을 털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일취월장했다. 곧바로 함부르크의 별로 자리매김 했고, 2013년 바이에르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긴 뒤 분데스리가 스타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2015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한국 국가 대표로서도 두 번의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태극전사의 중심축이 되어주고 있다.

손흥민(왼쪽에서 네 번째)은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0년 첼시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함부르크 홈페이지 캡처

18살 첼시전 결승골 순간이 8년이나 훌쩍 지난 2018년. 손흥민은 피로가 누적되면서 주춤거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와 A매치 일정 소화 등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시즌 초반 유럽무대에서 부진한 활약에 그쳤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까지 득점에 성공하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유럽 데뷔 후 최악의 출발을 보이면서 몸도 마음도 무거워졌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 '반가운 팀' 첼시를 상대로 부활포를 터뜨렸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25일 잉글랜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첼시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에서 쐐기포를 쏘아 올렸다. 50m 이상 폭풍질주로 첼시 수비진을 파고든 뒤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인 관중들과 TV 앞에 있던 축구팬들을 모두 환호하게 만든 '원더골'을 작렬했다. 8년 3개월 전 18살 어린 한국 소년이 어느새 부쩍 자라 전성기를 누리며 다시 한번 첼시를 무너뜨리는 멋진 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한방으로 토트넘은 승세를 굳히며 3-1로 이겼다. 이번 승리로 첼시와 순위를 맞바꿨다. 승점 30을 마크하며 3위(첼시 승점 28, 4위)로 올라섰다. 환상적인 득점으로 빅매치의 주인공이 된 손흥민이 단번에 비판을 잠재우며 부활 날갯짓을 펄럭였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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