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메이플, PC방 순위 4위→10위 하락…유저 이탈 가속화
新게임 늘어나는데..유저들 ”이벤트·캐시·스토리, 뭐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넥슨의 장수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유저 이탈을 막지 못 하고 있다. 지난 7월 한때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에 이어 PC방 점유율 4위까지 오른 메이플스토리는 10위로 추락해 ‘차트 아웃’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규 유저 유입이 끊기고 기존 유저들의 이탈까지 계속되며 위기감이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 ‘한 여름밤의 꿈’…PC방 점유율 4위→10위 ‘곤두박질’

메이플스토리 PC방 점유율 10위로 추락 25일 게임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1월 2주차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 순위는 10위다./그래픽=허지은 기자

25일 게임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1월 2주차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 순위는 10위다. 올 상반기 7~8위권에 머물던 메이플스토리는 ‘영웅집결’ 대규모 업데이트와 ‘검은마법사’ 이벤트로 유저들을 끌어모으며 6월 2주(8위)에서 6월 3주(5위)까지 일주일 만에 3계단 상승했다. 6월 4주차에는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PC방 게임의 강자들 속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선전은 단연 눈에 띄었다.

게임트릭스는 “메이플스토리의 6월 4주차 순위를 살펴보면 전체 게임순위 6위, 장르 내 순위 1위에 랭크됐다”며 “전체 점유율 4.50%, 장르 내 점유율은 26.47%로 전주대비 사용량 점유율이 128% 대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까. 여름이 저무는 8월 1주차에 5위로 내려앉은 메이플스토리는 9월 1주(6위), 9월 2주(7위), 10월 3주(8위), 11월 1주(9위)까지 내리막길을 걷다 11월 2주엔 10위까지 밀렸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22일 현재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은 1.15%에 불과하다. 랭킹 상위권 게임들의 순위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메이플스토리의 추락에 위기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유저들 “반복되는 이벤트 피로감…캐시 아이템도 예전만 못 해”

이벤트 시작 20일만에 죽어버린 '검은마법사' 검은마법사는 지난 몇 년동안 메이플스토리의 최종 보스 캐릭터로 자리해왔으나 지난 7월 이벤트 시작 20일만에 허무하게 사라졌다./사진=넥슨

메이플스토리 유저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검은마법사’ 이벤트 이후 ‘추석 농장’, ‘할로윈’, ‘헤이스트’ 등 이벤트가 계속되고 있지만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라는 것. 메이플스토리 유저 A씨는 “대규모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용두사미적 스토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콘텐츠, 과금유도성 캐시 출시로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허무하게 죽어버린 ‘검은마법사’에 대한 유저들의 아쉬움은 컸다. 검은마법사는 지난 몇 년동안 메이플스토리의 최종 보스 캐릭터로 자리해왔으나 지난 7월 이벤트 시작 20일만에 허무하게 사라졌다. 검은마법사 처치 이후 만렙을 275로 확장하고 새로운 상위 보스가 업데이트 됐지만 너무 빠른 전개였다는 지적이다. 유저 B씨는 “게임 내 스토리나 퀘스트 대부분에 검마(검은마법사)가 연결돼있는데 너무 성급하게 죽인 것 같다”며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유저들도 많은데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캐시 아이템마저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이플스토리는 2D 게임의 장점을 살려 아기자기한 캐시 아이템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5년전에 나온 한정 마스터라벨 캐시 아이템의 경우 현금 수백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가치가 크게 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캐시 아이템은 과거에 비해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저 C씨는 “평소 캐시 아이템을 사고 캐릭터 코디를 바꾸는 재미로 게임에 접속하는 편이었다”라며 “요즘 예쁜 캐시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 게임 할 맛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 신작 게임 쏟아지는데…설 자리 없는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 신작 게임 흥행 속 좁아지는 입지 2003년 4월 문을 연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15주년을 맞았지만 최근 신규 유저 유입이 끊기고 기존 유저 이탈이 심화되며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사진=넥슨

‘로스트아크’, ‘포트나이트’ 등 신작 게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가 점유율 방어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픈베타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출시와 동시에 오버워치를 누르고 PC방 점유율 3위에 올랐다. 포트나이트 역시 지난 8일 본격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헐리우드 스타 크리스 프랫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유저가 많은 일부 서버를 중심으로 서버가 터지는 등 서버 관리가 안 되는 모습이 이어지자 서버 종료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 D씨는 “운영진이 요즘 하는 것 보면 제작사 내부에서 서버 종료를 생각하는데 나혼자 눈치없이 붙잡고 있는건 아닌가 싶다”며 “스토리, 이벤트, 캐시아이템 등 뭐하나 건지지 못 하고 신규 유저도 기존 유저도 잡지 못 하는 운영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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