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진의 팩트폭격] 모바일 MMORPG 쓰나미...게임산업 망치는 건 아닌지
[변동진의 팩트폭격] 모바일 MMORPG 쓰나미...게임산업 망치는 건 아닌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8.11.25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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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목표달성 즐거움 빼앗은 MMORPG
지스타 2018을 찾은 관람객들이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넷마블
지스타 2018을 찾은 관람객들이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넷마블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게임의 본질은 ‘즐기’는 것이다. 동시에 레벨을 높이거나 최종 보스를 물리치는 등 게이머들의 ‘목표 달성’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최근 업계에서 내놓은 모바일 MMORPG는 이 두 가지를 잃은 것 같다.

최근 ‘지스타 2018’을 다녀왔다. 넥슨을 비롯해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펍지, 에픽게임즈 등 국내외 굵직한 게임사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방문객은 개막일인 15일 4만1584명, 16일 4만7116명, 17일 8만6139명, 18일 6만243명(오후 5시 기준) 등 총 23만 5082명으로 추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1% 늘어난 수치로, 해당 산업에 대한 관심 척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PC나 콘솔, VR 등은 자취를 감췄다. 말 그대로 ‘모바일 쓰나미’였고, 주력은 MMORPG다. 게다가 플레이스테이션(플스)을 잘 알려진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게임 플랫폼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졌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같은 변화가 반가울 것이다. 전화와 SNS, 사진 등이 아닌 ‘게임’을 이유로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바일 사업이 커지면 한국 입장에서도 좋다. 이에 따른 고용창출과 외화 벌이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모바일 MMORPG가 게임산업 전체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퇴보시키고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예컨대 ‘오토(자동) 플레이’는 ‘도대체 왜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필자도 레이븐이나 리니지M을 하면서 이 시스템을 적용해봤다. 자동으로 사냥을 하니 매우 편했다. 그런데 재미는 없었다. 결국 10일도 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지워버렸고, 모바일 게임 자체를 멀리하게 됐다.  

가장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과금, 이른바 ‘현질’이다. 기업의 첫 번째 목표가 ‘생존’(이윤창출)이라지만 해도 너무한다. 오죽했으면 ‘겜알못’ 세대가 주류인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했을까. 종합하면 현재 ‘모바일 MMORPG’는 돈질해서 예쁜 바비인형 꾸미기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오토’와 ‘과금’이 없으면 기업은 생존하지 못할까. 절대 아니다. 락스타 게임즈는 ‘GTA 5’와 ‘레드 데드 리뎀션 2’ 2개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특히 모회사인 테이크투는 2016년 매출 17억8000만달러(약 2조62억원), 영업이익 7억5600만달러(8520억 원)를 기록했다. 잘 만드는 게임이 엄청난 이윤을 불러온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다.

플스 타이틀 중 악마의 난이도라고 불리는 ‘블러드본’은 필자의 ‘인생 게임’이다. 한 번의 컨트롤 실수가 몇 시간씩 했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만, ‘반드시 깬다’는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이런 고난이도 게임의 특징은 최종 보스까지 잡을 경우 캐릭터뿐 아니라 플레이어도 성장돼 있다. 오토와 과금 위주의 ‘모바일 MMORPG’에서는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실력이 향상되니 어떤 게임을 해도 자신감이 넘치고, 금방 습득하게 된다.

국내 개발사들도 즐길 수 있는 ‘재미’와 ‘목표 달성’, ‘인간 성장’ 등을 겸비한 게임을 개발해야 미래가 있다. 비슷한 스토리에 그래픽만 바꾼 MMORPG는 정답이 아니다. 언젠가 대중들은 돈으로 예쁜 바비인형 만들기에 질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점은 외국계 기업이 내수시장을 점령한 이후가 될 것이다. 부디 국내 개발사 손에서 플레이어 모든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갓(GOD) 게임’이 탄생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