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웅·녹십자·한미 신약 내년 미국 등 출시 전망
면역항암제, 올해 이어 ‘핫’한 R&D 분야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을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허가 절차에 들어가며 2019년 해외 시판이 예상되는 국산 신약들에 관심이 쏠린다. 이 중 매출 1조원을 올릴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SK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뇌전증(간질)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판매를 위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 기업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허가 신청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2020년 상반기에 미국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말 출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판매도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69억 달러(한화 약 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8년 대비 12% 성장한 수준이다.

◆대웅·녹십자·한미, 신약 들고 세계 시장 조준

2019년 출시 예상 국산 신약/자료=각 사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를 내년 미국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FDA 품목허가 승인 심사일은 오는 2월2일로 예정돼 있으며 허가 시 내년 봄쯤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캐나다에서도 내년 상반기 내 출시가 예상되며,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 심사 결과도 2019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전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연간 약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가장 큰 시장은 2조원 규모인 미국이다. 전체 시장의 약 70% 이상은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이 점유하고 있다.

나보타는 미국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엘러간 ‘보톡스’와 사용법이 같은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면 엘러간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녹십자는 내년 올해 FDA 승인을 받지 못한 면역글로불린제제(면역·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 ‘IVIG-SN’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 11월 FDA와 추가 미팅할 예정이며 미팅이 긍정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중순에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도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를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을 통해 올 연말 FDA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 일종인 호중구가 감소하는 질환으로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시장조사기관 크리던스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77억 달러(한화 약 8조2300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5.6%씩 성장해 2025년에는 126억 달러(13조4500억원)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굵직한 신약들이 내년 세계 시장 출시를 목표로 시판 허가 등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 제약 산업이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나올 때가 됐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신약 개발 트렌드 ‘면역항암제’

2019년 전세계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 R&D(연구개발) 분야는 면역항암제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전문 업체 이벨류에이트는 올해 가장 유망한 신약으로 면역항암제를 꼽은 바 있다.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16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서 2020년 350억달러(약 39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면역항암제 기술 수출도 다른 분야보다 월등히 활발하다. 미국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항암제 기수수출은 100건 이상으로 2위 중추신경 치료제 30여 건의 3배였다. 올해 항암제 기술수출은 8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업체는 ‘펙사벡’ 임상 3상 중인 신라젠이 있다. 이밖에 유한양행, 동아ST, GC녹십자셀 등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기업 중에는 LG화학이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심화로 면역항암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개발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인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곧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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