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가상화폐 광풍 그 후 1년…가상화폐 투자자 “이젠 포기 상태”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3500달러 밑으로 내린 지난 25일. 한 가상화폐 투자 커뮤니티에는 정모를 알리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12월 1일 알트갤러리 정모를 개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는 경기도 외곽의 펜션에서 남은 비트(가상화폐)를 참가비로 준비해오면 경치좋은 펜션에서 술 한잔 하며 같이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쌓인 추억과 이야기를 풀며 재밌는 시간을 보내자고 하고 있다.

그러나 본문을 잘 읽어보면 “음식, 술, 연탄, 테이프 등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다”, “이벤트에 당첨된 1인은 정모 종료 후 뒷처리 담당을 맡아달라”, “합동 장례행사, 상주 대행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을 통해 부정적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흔히 도는 ‘장난’ 글이었지만 충분히 실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내용이다.

"코인 갤러리 정모합니다" 지난 25일 디시인사이드 알트코인 갤러리에 올라온 정모 모집 글. "연탄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다", "정모 종료 후 합동 장례행사, 상주 대행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으로 흔히 도는 '장난' 글이었지만 상당히 부정적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사진=디시인사이드 알트코인 갤러리

실제로 올해 초 가상화폐 가격이 고점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목숨을 끊은 이들의 소식이 이어졌다. 지난 9월 충북 청주에서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 실패로 수천만원의 손해를 본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2월에도 가상화폐에 거액을 투자했던 유명 정보기술(IT)업체 출신 3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을 끊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 A씨는 “1년을 버텼는데 손절매를 해야지 하면서도 놓지 못 하고 있다”며 “그간 ‘호재가 있다’는 코인들만 찾아서 투자를 시작햇는데 이제는 상장폐지만 되지 말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 희망은 커녕 포기 상태다”라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 했다.

가상화폐 투자자 B씨는 지난해 12월말 직장 동료를 따라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뒤 지난 9월을 손절매를 시작한 뒤 최근에서야 가상화폐 투자를 완전히 정리했다. 그는 “처음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없는 돈인 셈 치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진짜 없는 돈이 돼 버렸다”며 “수백만원 손해를 봤지만 주변에는 수천, 수억원 피해를 본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B씨처럼 ‘코인판’을 뜨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7000억달러(약 79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현재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220억달러(약 138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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