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차 시장, 7년 뒤 10배 성장…배터리 수요 급증
일본 '테슬라 선점'· 중국 '정부 지원'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기술력 세계 최고 자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는 일본,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업체에 밀려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각사 만의 경쟁력을 앞세워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급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는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진=LG화학

◆ '테슬라 선점' 日· '정부지원' 中에 밀리는 韓 

27일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110만대를 돌파했고, 2025년 1100만대, 2030년에는 3000만대 그리고 2040년에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55% 수준인 약 6000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까지 모든 신차 판매의 55%, 전세계 차량의 33%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나 지금이나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5년 서계 전기차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2030년에는 전세계 전기차 매출의 39%를 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까지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업계에서는 호재나 다름 없다. 

다만, 현실은 아직 녹록지 않다. LG화학,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일본 업체(파나소닉)와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 등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정부의 품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CATL, BYD)에 고전하고 있다. 

27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전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일본의 파나소닉이 1위를 지킨 가운데 LG화학과 삼성 SDI는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2, 3위와 5위는 각각 CATL(중국)과 BYD(중국), AESC(일본)가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일본의 파나소닉이 1위를 지킨 가운데 LG화학과 삼성 SDI는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사진=SNE리서치 캡처

◆ 파나소닉, 기술력+경제적 공급·중국, 정부 지원 속 기술력 향상

업계 관계자들은 파나소닉에 대해 전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인 테슬라를 고객으로 선점한 것을 경쟁력으로 꼽았고, 중국 업체들은 물신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의 힘'를 들었다.   

다만,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이자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은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봤다. 

먼저 일본 업체의 선전에 대해 "파나소닉이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건 단연 기술력이 첫 번째"라면서 "대부분 일본 업체는 대량생산을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어가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해선 "정부의 지원이 가장 큰 몫을 했지만, 그 안에서 기술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중국 칭다오에너지디벨로프먼트가 10억위안(약 1600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전지 양산에 들어간 것을 예로 들었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로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 거리 향상과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술력 이외에도 선제적이고 공적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자금력이 또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사진=SK이노베이션

◆ LG, 삼성, SK가 말하는 자사 경쟁력은?

일본 업체에 밀리고 중국 업체에 치이고 있지만,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력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부적으로 LG화학은 파우치 타입 배터리, '라미&스택 (Lamination & Stacking)' 제조 공법 그리고 분리막(SRS) 기술을 꼽았다. 

파우치 타입 배터리는 어떠한 차량 디자인에도 손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다른 타입 배터리와 비교해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수명도 길다. 또한 안전성도 높다. 라미&스택 제조 공법을 적용한 배터리는 타 업체의 기존방식 대비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에 큰 장점이 있다. SRS는 2004년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배터리 안전성 강화 기술로,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 단락을 방지한다.

삼성SDI는 급속충전 혁신소재로 경쟁 업체와 차별화를 뒀다.

20분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해 최대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과 원하는 용량만큼 모듈 수를 자류옵게 조절해 다양한 주행거리를 구현할 수 있는 MFM 팩(Multi-Functional Module 팩) 그리고 배터리 셀 높이를 최대 20% 줄여 차량 내부 공간 활용도를 높인 'Low Height 셀'이 삼성SDI만의 경쟁력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가장 큰 장벽인데 20분 급속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셀을 보유하고 있고, 배터리 크기 변화는 없지만 용량을 30% 더 올린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수주량과 대변되는 세계적 기술력과 선제적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자금력이 경쟁 업체와 차별회된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고객들의 물량 요청은 한건당 과거에 비해 5~10배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기술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창저우시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세라믹코팅분리막 생산 공장을 신설했고, 폭스바겐그룹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도 공장을 건설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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