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①] 손흥민은 YES, 방탄소년단(BTS)은 NO?... 병역특례 논란 쟁점은
[이슈추적①] 손흥민은 YES, 방탄소년단(BTS)은 NO?... 병역특례 논란 쟁점은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11.28 00:41
  • 수정 2018-11-28 10:22
  • 댓글 0

병역특례, 손흥민은 되고 방탄소년단은 안 된다?
병역특례 쟁점은 국위선양 vs 형평성
손흥민이 슈팅을 하고 있다. /KFA 제공
손흥민이 슈팅을 하고 있다. /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지난 9월 끝난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스포츠 선수에 대한 병역특례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제도에 대한 찬반 여론 개진은 대회 폐막 두 달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의 군 복무제도는 현역병과 상근예비역, 전환복무(현역), 사회복무요원, 예술ㆍ체육요원, 전문연구ㆍ산업기능요원, 승선근무예비역 등으로 나뉘며 예술ㆍ체육요원 특례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병역 특례자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449명이다. 병역특례제도는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ㆍ체육 특기자에게 군 대신 예술ㆍ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단체 종목의 경우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가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다.

◇ 손흥민은 YES, 방탄소년단은 NO?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 야구 대표팀의 오지환(28ㆍLG 트윈스), 박해민(28ㆍ삼성 라이온즈) 등 총 42명은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논란이 격화된 것은 대회 직후였다. 폐막 후인 지난 9월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하태경(50) 바른미래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병무청이 형평성이 결여된 병역특례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계기는 바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었습니다. 바이올린 등 고전음악 콩쿠르 세계 1위는 군 면제를 받는데 BTS처럼 대중음악 세계 1위(빌보트차트 1위)는 왜 면제 못 받느냐는 상식적인 문제 제기가 발단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 BTS가 또 세계 1위를 했군요. 같은 음악이면 차별해선 안됩니다. 아니 국위선양 기준에서 볼 때 오히려 한류를 선도하는 대중음악이 더 우대 받아야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의 체육요원 복무에 대한 논의도 더 커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특기 봉사활동도 마쳐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선수는 국외에서 봉사는 272시간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채워야 한다.

◇ 국위선양 vs 형평성 ‘찬반 논란’

체육인의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쪽에 조금 더 힘이 실리고 있다.

현행 유지를 원하는 이들은 제도의 본래 취지인 국위선양을 근거로 든다. 지난 1973년 병역특례제도가 처음 실시될 때만 해도 한국 체육은 북한 체육에도 뒤져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연금제도와 함께 병역특례제도가 실시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는 게 주된 논리다. 병역특례제도는 곧 엘리트 체육 육성을 가속화시켰다는 주장이다.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국위선양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예술인이나 체육인이 아니더라도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는 얘기다. 아울러 한국이 스포츠 강국이 된 현실에서 국위선양에 따른 병역특례제도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병역특례제도가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는 소지도 있다.

◇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

정부가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강제로 부여하는 징병제를 택한 국가들 중 한국처럼 체육ㆍ문화계의 병역특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징병제를 택한 국가는 13개국인데 한국을 제외하면 국위선양을 이유로 병역면제 또는 혜택을 주는 나라는 없다. 스포츠 선수들을 상대로 병역특례 관련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이란 정도가 있을 뿐이다.

한국과 유사한 병역특례제도를 운영해온 대만은 69년간 이어져온 의무징병제를 폐지하고 지난 1월1일부터 지원병제로 전환했다. 터키는 1만5000∼2만 리라(250만∼340만 원)의 기여금을 받고 병역을 면제해주고 있다. 예술ㆍ체육분야 인재들에게 국위선양을 이유로 병역특례를 주지는 않는 건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 일부 개선이냐, 전면 폐지냐

제도의 개선안으론 예술ㆍ체육분야 각종 대회 입상 성적에 점수를 부여해 일정 기준 이상 점수를 충족하면 군 복무를 면제하는 안인 마일리지제가 거론되고 있다. 활동 기간이 20~30대에 제한된 스포츠 선수나 군 복무로 경력이 끊기면 재기가 불가능한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은퇴 후 군에 가게 하거나 대체 복무를 하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제도의 전면 폐지 가능성도 있다. 기찬수(64) 병무청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듣고 제도의 취지와 운영 목적, 군 병역 이행 등의 형평성을 따져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제도의 폐지가 필요하면 그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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