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더 젊어진 디자인, 고급스러움과 품격 잡은 G90
기자의 어머니(왼쪽)와 이모가 G90 시승 후 미소 짓고 있다. 박대웅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사모님, 제가 모시겠습니다."

28일 경기도 일산시 행신동 모처에서 '58년 개띠'인 흔한 퍼머 머리의 60대 중년 사모님(?)을 픽업했다. 흔히 '사장님 차'로 불리는 차값 1억 원대의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 G90을 이끌고 사장님보다 더 특별한 기자의 어머니를 뒷좌석에 '모셨다'.

사실 어머니를 뒷좌석에 앉히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놀란 토끼 눈으로 주차된 차량을 살피던 중년의 여인은 "새로 뽑았어"라는 기자의 귀여운 거짓말에 "미쳤다. 당장 환불해라"며 '등짝 스매싱'을 날렸다. 현대자동차가 제공하는 시승차라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우여곡절 끝에 탑승 수속(?)을 마쳤다.

제네시스는 27일 최상위 플래그십 기함 G90을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와, 진짜 크다." 앞좌석을 보닛 방향으로 최대한 밀착해 탁 트인 공간감을 자랑하는 G90의 뒷좌석에 오르며 어머니가 내뱉은 첫 마디다. 실제로 G90은 150cm 중반대 여성이 타고도 넉넉하게 남을 만큼 넓은 공간감을 자랑했다. 20리터짜리 여행용 가방을 놔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뒷좌석은 충분히 넓었다.

안락함을 높이기 위해 뒷좌석 콘솔에 있는 콘트롤러의 슬라이딩 기능을 활용했다. G90은 뒷좌석 콘솔로 뒷좌석은 물론 앞시트를 눕히거나 미는 등 뒷공간 활용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어머니는 침대에 누워 있는 듯 편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센터콘솔과 대시보드, 시트 상단 등에 적용된 우드그레인과 전체적으로 품격과 무게감을 높인 실내 인테리어를 둘러 본 어머니는 "이 차는 얼마니"라고 물었다. "7000만 원대 후반에서 시작해 최고 1억2000여만 원까지 한다"고 답했다. "그럴 만하네." G90은 고급스러움은 깐깐한 60대의 대한민국 흔한 '아줌마'의 눈에도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제네시스 G90 실내 모습. 현대차 제공

시승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평소 어머니가 즐겨 듣는 음악을 선곡해 USB에 담아 12.3인치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터치한 뒤 재생했다. 이내 여느 콘서트장 뺨치는 렉시콘의 프리미엄 사운드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 시스템을 활용해 실내 온도를 21도로 맞추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쇼윈도에 반사된 19인치 디시타입 휠과 한층 더 젊어진 G90의 외관은 왠지 모르게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주변의 시선을 느끼며 차창을 내렸다. '콜록콜록'. 어머니의 잔기침 소리와 함께 후회가 밀려왔다. 이날 일산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이었다. 황급히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 유입 방지 제어 버튼을 눌렀다. 이어 공기 청정 모드를 가동했다. 미세먼지의 공격을 막아낸 차 안은 다시금 평화를 되찾았다. 

기수를 인천대교 전망대로 잡고 차량을 몰았다. 주행감은 탁월했다. 자체는 안정적이었고, 진동과 소음은 없었다. 웬만한 코너링에도 미동조차 없었다. 너무 조용했다. 뒷좌석을 힐끗 보니 어머니는 어느새 꿀같은 단잠에 빠져 있었다. 오디오를 끄고(사실 필자 취향과 정반대의 곡들이었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했다. 긴 말 필요 없다. 밟는 만큼 나갔다.

왕복 40여km의 주행을 마치고 다시 어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에게 총평을 부탁했다. '사모님이 말하는대로 기사로 쓰겠다'고 했다. 어머니의 평가는 이랬다. "좋다. 아들아, 너도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진짜 네 차를 태워주라." 왜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다짐 같은 걸 하게 됐다. 그렇게 특별함,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어머니와 함께한 G90 시승을 마쳤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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