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텔롯데 상장 시기 촉각…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과 롯데캐피탈 운명 주목
경영복귀 후 첫 인사, 12월 중순 예정…안정에 무게 추 기울까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50여일, 지주사 체제의 ‘뉴 롯데(New Lotte)’ 모습을 갖추기 위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계열사의 자회사 편입 및 매각, 합병을 비롯해 중단된 미래를 위한 투자 재개 및 사업 추진 등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문제, 금융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의 향방 등도 관심사다. 여기에 신 회장의 경영복귀 후 첫 번째 인사도 예고된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의 체제전환 발표 후 추진현황/표=이석인기자

◆ 케미칼 편입에 카드·보험사 매각, 물류회사 합병 등 가속도

롯데는 2017년 4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발표한 후 주요 계열사 투자부분 합병, 롯데지주 설립, 순환출자 해소 등 체제 개편을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구속됐다가 출소해 지난달 8일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부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10일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 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약 2조2300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유화사들이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또 이달 27일에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결정했다. 롯데는 같은 날 물류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 합병 및 내년 3월1일 통합 물류회사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이 나프사분해시설(NCC) 등 대규모 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인도네시아 대규모 유화단지 프로젝트’ 재추진, 화학·건설 20조원 및 7만명 채용 등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친 ‘5년간 50조원 투자’ 결정 등 둔화됐던 경영활동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원면세점 특허권 취소여부,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롯데캐피탈 처분 등이 있다. 또 오는 12월로 예정된 '뉴 롯데'를 위한 인사 역시 남아 있다./그래픽=이석인기자

◆ 호텔롯데 상장은 언제…월드타워면세점과 캐피탈의 운명은

치열하게 50여일을 달려온 신동빈호(號)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문제, 롯데캐피탈 매각 등이 그렇다.

특히 롯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핵심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난제를 신동빈 회장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복귀로 호텔롯데 IPO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호텔롯데가 상장된 후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에 흡수합병된 것처럼 호텔롯데 투자부문 역시 흡수합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롯데지주가 호텔롯데로부터 계열사 보유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취소여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신 회장이 지난달 5일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 관련 묵시적 청탁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판결을 받으면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권 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관세청은 항소심 판결문을 분석 중이라며 아직까지 특허취소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는 특허 취소 시 면세점 임직원과 입점 브랜드 직원 총 1400여명의 일자리가 한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항소심 재판부가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취득과정에서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상소로 관련 사건이 대법원까지 간 이상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린 뒤 면세점 특허권 취소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금산분리 원칙을 완전히 준수하기 위한 롯데캐피탈 매각도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며 롯데캐피탈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7년 4월 진행된 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하는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사진=롯데

◆ 경영복귀 후 첫 인사 12월 중순 예정…안정vs변화, 무게의 추는 어디로

연말 인사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롯데의 임원인사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는 매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올해도 12월 중순경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이 복귀와 동시에 경영정상화에 몰두하는 만큼 변화 혹은 혁신보다 안정에 무게의 추가 기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기업이미지를 실추시켰거나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계열사 수장에 대해선 교체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 계열사 수장 중 내년 3월부로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수장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전무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등이다.

업계는 신 회장이 유통과 화학을 양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유통과 화학 계열사의 안정화에 힘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때문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을 비교적 잘 극복한 강희태 대표, 그룹의 캐시카우로 사업을 성장시킨 허수영 부회장과 김교현 사장 등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또 업계는 취임한 지 2년 정도에 불과하고 IPO를 추진 중인 호텔롯데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정환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갑질 논란이 있었던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의 경우 연임이 불확실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사장 부임 4년차인 이 사장은 롯데월드 대표로 재임하던 2012년에 조리사에게 ‘흰머리 염색하라’는 등의 폭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더욱이 갑질 논란 당시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사표가 반려됐는데 올해는 영업이익 감소 등 실적이 악화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연초에 경영 안정을 키워드로 내세워 큰 이변이 없는 한 주요 계열사의 수장이 연임되지 않을까 싶다. 일부의 경우 교체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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