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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를 보면 스포츠 베팅 업체의 이름이 즐비하다. 선수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판에서의 노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5-2016시즌 EPL 20개 구단 중 7개(웨스트햄유나이티드·크리스털팰리스·선덜랜드·스토크시티·웨스트브로미치·왓포드·본머스)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스포츠 베팅 회사다. 전체 중 35%의 선수들이 유니폼에 베팅 업체의 이름을 붙이고 뛰는 셈이다. 유럽에선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한 장면이 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스포츠 베팅, 특히 축구 관련 베팅 시장이 활발하다. 역사도 오래됐다. 최초로 축구 투표권이 발행된 건 1923년 영국이다. 존 무어스가 리버풀 지역에 베팅 사업체 리틀 우즈 풀스를 설립한 게 기원이다. 이후 1960년대 들어 베팅 사업체 레드브록스가 승·무·패에 따라 배당률이 확정된 고정배당률제를 도입해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 베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랭킹게임이다. 베팅과 스포츠와의 만남은 숙명적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토토가 도입된 지 이제 17년이 됐다. 그 사이 스포츠토토가 가져다준 가장 큰 효과는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다. 몇몇 팬들은 토토로 인해 경기장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 북한도 뛰어드는 스포츠 베팅

이제 북한도 스포츠토토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에 따르면 체육성 체육추첨관리소가 북한 국가망에 ‘체육추첨’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조선의 오늘'은 “북한에서 1986년부터 시작된 체육추첨사업이 투기와 도박의 성격을 띠는 자본주의 나라들의 추첨제도와는 다르다”며 “체육추첨은 사회의 발전과 근로자들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사행성 행위를 엄단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베팅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그 만큼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을 엿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도 이제 스포노믹스의 세계로 진입중이다.  

◆ 스포츠토토가 준 스포츠 복지

지난 2001년 스포츠토토가 발행되면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 

스포츠토토의 발행은 스포츠 선진국을 지향하는데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토토의 총 수익금 19%는 공익기금으로 조성됐다. 이는 대부분 체육진흥기금으로 사용돼 국내 스포츠인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줬고 스포츠 복지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됐다. 

수년 전만 해도 사행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젊은 층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후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활발한 홍보활동과 다양한 건전화 마케팅, 그리고 해외스포츠 중계의 활성화에 집중했다. 일련의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젊은 층이 스포츠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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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노믹스 얼마나?

지난 2006년 산업연관분석결과 스포츠토토사업의 생산유발 효과를 나타내는 생산승수는 2.355로 전산업 평균치(2.687)를 다소 밑돌며, 전산업 중 29위를 차지했다. 소득승수는 0.417로 전산업 평균치(0.508)를 밑돌며 전산업 중 26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가가치승수는 1.281로 전산업 평균치(1.198)를 넘으면서 전체 산업 중 15위를 차지했다.

스포츠토토사업의 간접세승수는 0.357로 전산업평균치(0.140)를 크게 넘기면서 전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스포츠토토사업이 단위당 세금을 가장 많이 내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2006년 당시 스포츠토토사업의 순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총생산파급액은 1조 4354억원, 소득파급액은 2542억원, 부가가치파급액은 7812억원, 간접세파급액은 2176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직간접 및 유발효과를 통하여 발생시킨 고용파급자수는 약 1만 300명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토토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은 4조1991억원이다. 이 가운데 공익기금 총액은 1조2931만원을 자치했다. 모두 스포츠에 다시 환원되는 돈이다.

스포츠토토의 순기능에도 단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단점은 역시 중독성이다. 이 문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발생되고 있다. 대중의 중독성을 이용해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케이토토 관계자는 “스포츠토토에 긍정적인 기능을 지켜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케이토토는 온라인에서 건전 구매 캠페인을 매일 홍보하고 있으며 건전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토토 판매자와 도박중독을 예방하는 시민단체가 함께 도박 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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