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룩시마, 5조원 규모 ‘리툭시맙’ 미국 시장 개척
글로벌 제약사 ‘테바’ 통해 유통
셀트리온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혈액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 받은 ‘리툭시맙’(오리지널 의약품)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셀트리온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트룩시마(TRUXIMA)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리툭시맙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세계 매출의 56%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판매는 트룩시마 북미 판권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테바를 통해 진행한다. 테바는 세계 시장에서 제네릭(복제약)과 혁신형 전문의약품, 항암제 분야에서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트룩시마는 혈액암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리툭시맙이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올 2분기 기준 3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뛰어넘은 ‘램시마’ 사례 주목

셀트리온 램시마는 '유럽에서 오리지널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라는 타이틀을 가진 제품이다. 램시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판매하는 '레미케이드'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는 최근 1년 동안 전세계에서 1조3000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렸다.

이번에 트룩시마가 진출하는 미국 시장에도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램시마 올 1분기 미국 매출액은 1억4500만 달러(한화 약 1558억원)로 전년 동기 7800만 달러(약 838억원)보다 86% 증가했다.

램시마가 사업 초기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2013년 출시 당시에는 유럽 시장 점유율 1%에 그치며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판매를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했고 이는 미국 매출 확대라는 결과를 이뤘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의료비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을 펼 것을 예고하며 램시마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을 것으로 점쳐진다.

◆트룩시마, ‘퍼스트무버’ 효과 발휘할까?

이번 허가 획득으로 트룩시마는 램시마처럼 퍼스트무버(First Mover·시장개척자)로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허가가 끝나면 같은 효과를 가진 약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환자를 유인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첫번째로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이후 나오는 바이오시밀러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램시마는 지난해 국산 단일 의약품 중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성공이 쉽지는 않지만 램시마로 인지도를 쌓았기 때문에 트룩시마도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트룩시마의 미국 승인은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치료를 필요로 하는 미국의 환자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