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민의길 김영재 상임대표 "농협중앙회장 면담 요청"
김영재(왼쪽에서 두번째)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농협 직원에게 회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양인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양인정, 권혁기 기자] 2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로 재판 중인 제주농협 양용창 조합장에 대한 농협중앙회 이사직 박탈과 징계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농민의 길, 민중당, 정의당, 전국여성연대,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시농협양용창조합장퇴진투쟁위원회는 이날 "성 평등한 농촌과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양용창 조합장의 농협중앙회 이사직 박탈과 징계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겸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농협중앙회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농협 직원에게 "정식으로 민원을 넣으면 면담이 가능하다고 하니 절차에 따르겠다"며 회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건은 지난 2016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A씨는 양 조합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메신저를 통해 폭로했다. 그러자 양 조합장은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듬해 4월 제주지방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양 조합장을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올해 6월 제주지방법원은 양 조합장에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양 조합장은 같은해 10월 보석을 신청했고 광주고등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허가했다. 다음날 제주시농협 조합장으로 업무에 복귀했고 제주시농협 양 조합장 사퇴투쟁위원회가 발족했다.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 평등한 농촌, 성폭력 없는 사회를 원한다"며 "성범죄 발생 후 피해자를 비롯해 농협 구성원들에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법적인 판결을 받아 그 죄가 인정됐음에도 사과 한 마디 없이 업무 복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농협중앙회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성 평등한 농협이 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조합장과 농협 임원과 농협 구성원들에 대한 성 평등 교육 실시는 물론이고 성폭력을 포함한 성차별 사례가 발생할 시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양용창 조합장이 중앙회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재판이 아직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거취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조합장은 지난 2016년 6월 농협중앙회 이사로 선출됐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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