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다이모스-파워텍, 내년 1월1일 합병 마무리 방침

현대위아 합병 가능성도 높아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가결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부품 계열사인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가결했다. 세계적 변속기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는 이번 합병은 내년 1월1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 아래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년간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계열사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도 이런 배경 속에 진행됐다.

각각의 주당평가액은 현대다이모스 2만6755원, 현대파워텍 1만5126원으로 산정됐다. 합병비율은 1대0.5653558(다이모스 대 파워텍)다. 평가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수행했다. 존속법인은 현대다이모스가 신주를 발행해 현대파워텍 주식 1주당 현대다이모스 주식 0.5653558주를 현대파워텍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이다.

현대다이모스는 1994년 현대기술개발로 설립돼 변속기 및 액슬, 시트를 제조하는 부품회사다. 지난해 매출 4조62억 원, 영업이익 121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파워텍은 2001년 설립된 자동변속기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3조361억 원, 영업이익 1386억 원을 거뒀다. 현대다이모스는 현대차 47.3%, 기아차 45.4%, 현대위아 5.1%의 지분 분포를 보이고 있다. 현대파워텍 역시 현대차(37.5%)와 기아차(37.58%), 현대모비스(24.58%)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양사 모두 현대차그룹 내 주력 계열사가 많은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2022년까지 매출액 12조 원 규모의 글로벌 변속기 5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내년 1월1일을 목표로 하는 합병안을 29일 가결한 가운데 현대위아의 운명도 주목 받고 있다. 현대위아 제공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한 가운데 비슷한 사업군의 현대위아의 처리 방안도 주목 받고 있다. 현대위아는 차량 모듈과 엔진·변속기를 생산하는 자동차부품 사업과 공작기계·공장자동화 설비·플랜트 설비 등을 생산하는 기계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매출은 7조5000억 원이며 대부분 자동차 부품(85%)에 집중돼 있다.

매출 규모는 현대다이모스나 현대파워텍보다 크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5000억 원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167억 원, 올 상반기에는 95억 원의 적자를 보였다. 현대차의 실적부진이 현대위아의 실적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어떤 방법으로든 '현대위아 구하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대부분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만큼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능한 대안은 크게 세 가지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신생 합병 법인이 또다시 현대위아와 합병하는 안이다. 이 경우 3사의 단순합산 매출액은 14조5000억 원 수준으로 커진다. 매출액 규모만 놓고 보면 글로벌 20위권의 부품사다. 다른 대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합병이다. 이 경우 양사 모두 '윈-윈(win-win)'한다. 현대위아는 재무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현대모비스는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다만 현대위아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만큼 현대모비스 주주들의 반대는 넘어야 할 높은 산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위아의 자동차부품 부문과 기계부문을 각 계열사에 합병하는 방안이다. 자동차부품 사업은 현대다이모스나 현대모비스와, 기계부문은 현대로템과 합병하는 방안도 선택 가능하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09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 합병을 시작으로 2013년 12월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인수, 2014년 4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합병, 같은 해 11월 현대위아와 현대위스코 그리고 현대메티아 3사 합병 및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씨엔아이 합병, 2015년 7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 등 전 계열사에 걸쳐 유사 업종군을 합병하는 체질개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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