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978년 아역 데뷔 안정훈, 고인된 아버지 빚 10억 포기 않고 끝까지 갚아
중국으로 건설 자재 수출하던 고인, IMF 외환위기로 3차 부도… 충격으로 사망
결혼한 안정훈 집까지 빼앗겨… 수학학원 운영한 아내와 힘 합쳐 6년 만에 변제
배우 안정훈. 배우 안정훈이 과거 아버지의 빚을 떠안아 10억 원을 갚은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권혁기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으로 시작된 연예계 '빚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선례가 한국스포츠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배우 안정훈(48) 역시 아버지가 진 빚 10억 원을 끝까지 포기 않고 갚은 사실이 밝혀졌다.

1997년 11월 21일 정부가 외환 보유액 부족으로 국제 통화 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로 하면서 일명 'IMF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으로 건설 자재를 수출하던 안정훈의 아버지는 IMF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에서 발이 묶인 자재들은 갈길을 잃었다. 1차 부도에 2차 부도까지 맞으면서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10억 원의 빚을 졌다. 각종 은행에 돈을 빌리고 심지어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안정훈은 1998년 한 살 연하의 허승연 씨와 결혼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9년간 열애를 했던 두 사람은 결혼을 미룰 수 없었다.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3차 부도가 나면서 '거인'과도 같았던 부친도 쓰러졌다. 재기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만큼 충격도 컸다. 부친은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진 빚 10억 원은 고스란히 안정훈에게로 왔다. 안정훈은 신혼집마저 빼앗겼다. 1999년 태어난 첫째 딸 수빈 양을 데리고 거리로 내몰린 안정훈은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아내에게 시아버지는 친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부부는 더욱 아버지의 빚을 피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갚아 나가자'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일했다. 이 시기 안정훈은 SBS 아침드라마 '엄마의 딸', MBC '해바라기', KBS2 '어사출두', SBS '카이스트' 등 많은 작품 활동을 했다. 1999년에는 4편, 2000년에는 6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아내는 수학학원을 운영하며 힘을 보탰다. 그렇게 6년을 꼬박 빚을 갚는데 힘을 쏟았다. 그러나 안정훈은 주변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정훈은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아버지의 부채를 모두 갚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주목받는 게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안정훈은 이어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느냐"면서 "힘든 시기를 거쳐서 그런지 가족끼리 더 끈끈해지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정훈은 9살이었던 1978년 KBS1 '문예극장'에서 꼬마 신랑 역으로 데뷔했다. 1996년 '젊음의 행진' MC를 맡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01년 단국대학교 출신 연예인들로 구성된 '단연회' 초대 회장을 맡아 10년 동안 매년 바자회, 불우 청소년 초청 행사를 진행하는 등 선행에 앞장섰다. 결혼 후 2004년 둘째 딸 서연 양, 2008년 늦둥이 아들 여준 군을 얻었다.

권혁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