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GS 4세 경영'의 닻을 올린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다각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허세홍 사장은 사업 다각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GS그룹 

29일 업계에 따르면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은 지난 27일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아버지 허동수 회장의 뜻에 따라 10년 가까이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만큼 GS칼텍스가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GS글로벌에서 증명된 신사업 발굴과 사업 다각화 성과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도 비(非)정유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법인장, 생산기획공장장 등을 거쳐 석유화학·윤활유사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신규 비즈니스 발굴과 해외사업 주요 계약을 성사시키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에는 GS글로벌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BSSR 석탄광 지분을 인수해 무역에만 집중하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GS칼텍스 대표이사 인사 역시 이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GS그룹은 "허세홍 사장은 다양한 사업다각화를 이룬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GS칼텍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며 "그동안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향후 GS칼텍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데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주력 사업인 정유부문과 수익성이 좋은 비정유부문의 동반 성장이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GS칼텍스는 매출 30조3184억원, 영업이익 2조1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분별 실적 비중을 보면 정유사업이 매출의 77.2%, 영업이익 67%를 차지했고, 비정유사업이 각각 22.7%, 33%를 차지했다. 

표면적으로 정유 사업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수익성만 놓고 보고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유사업 영업이익율이 5.7%인 반면 석유화학과 윤활유사업은 각각 8%, 17.3%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도 비정유 부문이 GS칼텍스의 호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에 매출 9조8040억원, 영업이익 6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0%, 9.9% 상승했다. 

비정유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석유화학부문에서 매출 1조7884억원, 영업이익 138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30.9% 증가했다. 반면, 정유부문은 매출 7조6788억원, 영업이익 457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GS칼텍스는 올레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전남 여수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약 2조6000억원이 투입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 비(非)정유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정유업계

국내 정유사들은 비정유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정유사업이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영향에 취약한 만큼 보다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 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3조9117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9%를 차지했다. 전년(39%) 대비 10% 상승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전치가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고,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신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에쓰오일은 비(非)정유 사업에 무려 10조원을 투자했다. 

GS칼텍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월 전남 여수공장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 부지에 2021년까지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갖출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MFC시설 투자가 정유와 방향족사업 위주인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 변동성을 줄여나가는 장기적인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GS칼텍스는 앞서 바이오부탄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6년 9월 여수에 시범공장을 착공하고 지난해 말 실증플랜트를 완공했다. 실증플랜트는 연간 400톤 규모의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 볏짚, 해조류 등에서 추출한 포도당과 박테리아로 만드는 탄소가 4개인 알코올 연료이다.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에너지로 불리며 코팅제, 페인트, 접착제, 잉크·용제 등에 사용돼 기존 석유계 부탄올을 대체할 수 있다. 

◆ 허세홍호 사업 다각화 밑그림은 내년 신년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GS칼텍스 수장에 오른 허 사장은 당장 올레핀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레핀 사업은 GS캍텍스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으로 무려 2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올레핀 생산시설은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해 설계작업을 시작해 2019년 착공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부탄올 사업은 아직 연구 수준"이라며 "현재 회사에서 주력하고 있는 비정유 사업은 올레핀 사업이다. 이외에 추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아직까지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허 사장의 구체적인 사업 구상은 내년 초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의 매출 비중은 대부분 정유사업에서 나오고 있지만, 비정유 사업 진출 역시 중요하다"면서 "허 사장의 이번 인사 역시 사업 다각화에서 많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년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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