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엄계, IFRS17 도입·자연재해 피해 증가 등으로 실적 악화
농협생명·농협손보·KB손보 CEO, 올해 12월 임기 끝나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나는 보험사 수장 3인의 거취가 곧 결정될 예정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 위한 체질 개선, 자연재해 피해 증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각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전망은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의 임기가 12월로 끝난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6일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통해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서기봉 사장과 오병관 사장의 연임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지주는 세 차례 혹은 네 차례의 추천위원회 회의를 거쳐 다음 달쯤 최종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각 사.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 2년차·실적 부진 등 교체 가능성 무게 실려

서 사장은 현재 여러 요인으로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서 사장은 이미 한 차례 유임된바 있다. 농협금융은 통상 기본 임기 1년에 유임 1년을 더해 총 2년간 대표이사를 맡기고 있다. 이에 서 사장은 올해 교체가 유력시 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실적부진도 서 사장의 교체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3분기까지 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8%(2017년 3분기 951억원) 감소한 수치다. 서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에는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1155억원이었다.

농협생명은 IFRS17 도입에 맞춰 ‘생활비 받는 NH암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며 체질 개선 작업에 주력했지만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것이다. 농협생명은 2014년 말 15.8%에 불과했던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을 2015년 말 29%, 2016말 33%까지 끌어올렸고 지난해 말에는 50%까지 확대했다.

서 사장의 전임자인 김용복 전 농협생명 사장도 뚜렷한 실적 상승을 이끌지 못해 임기만료 후 교체된 것을 감안하면 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 실적 악화와 전문성이 변수

오 사장은 올해가 취임 1년차이기에 관행상 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몇 가지 변수가 오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농협손보도 농협생명과 마찬가지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83.2%가 줄었다. 농협손보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16년 216억원, 2017년 167억원, 2018년 2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손보는 올해 3분기에는 순손실 17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계열사 내 당기순이익 현황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자연재해(폭염, 한파, 태풍) 등으로 전반적인 실적이 악화됐다고 하지만 농협손보는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앞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의 하반기 인사 방향에 대해 '전문성'을 강조한 것도 오 사장에게 변수로 작용한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23일 자회사 대표들이 모인 ‘2018 3·4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에서 "하반기 인사는 업무 경력과 직무 전문성을 고려해 우수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사장은 부임 초기부터 보험업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전문성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다.

◆양종희 KB손보 사장, 실적선방·조직개선 등으로 좋은평가

2016년 3월 KB손해보험 초대 수장에 오른 뒤 지난해 12월 1년 연임에 성공했던 양 사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손보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2017년 3분기 2813억원)가 줄었다. 하지만 올해 손해보험 업계가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올해를 제외하고는 실적도 꾸준히 성장했다.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593억원에서 2016년 3021억원, 2017년 3604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양 사장은 KB손보의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고 내부 체질 개선에도 힘쓰며 조직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보험금 청구 절차를 앱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 확대, 독립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을 위한 모바일 영업지원, 온라인을 통해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또 올 초부터 2020년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짜리‘ 장기 자기 계발 휴가’를 시행하고 여성관리자 비중을 3년 내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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