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카드가 ‘안전’ 비행에 나섰다. 잇단 교체론 속에서도 원기찬 대표의 유임이 결정됐다. 지난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원 대표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더욱이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무리한 인사 물갈이 보다는 내부 ‘안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신,삼성의 ‘성과주의’, ‘능럭주의’ 인사 철학에 따라 신규 임원을 발탁하고, 원 대표와 함께 어려운 경영환경 타개의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원 대표는 이미 5년여간 재임한 데다 올 초 금융계열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돼 이번 인사에는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잇따른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점도 교체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0여년 간 삼성카드와 독점 계약관계를 유지하던 코스트코가 현대카드에 넘어간 점도 악재였다.

실제로 원 대표 취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삼성카드는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하는 등 처음으로 실적이 나빠졌다. 올해 1~3분기(1~9월) 누적 순이익은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54억원에 비해 304억원(9.9%)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실적 악화는 정부 주도의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른 것으로 원 대표의 경영성과와는 무관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른 금융계열사의 CEO가 유임된 상황에서 삼성카드 CEO를 교체할 경우 부사장급 이하 임원 연쇄 이동에 따른 부담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CEO교체로 인한 조직 부담보다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새로운 임원진과 함께 어려움을 타개할 사업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강병주 전무, 양덕열, 이종민, 허정민 상무 등 총 4명이 승진했다.

강 전무는 1969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과학 학사, 경영정책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3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리스크전략팀장, RM담당, 금융영업담당, 마케팅담당을 역임했다.

양 상무는 1969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6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영업지원팀장, 강북영업총괄지원팀장, 인천지역단장, 회원유치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상무는 1970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2003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전략영업지원팀장, 상품기획팀장, 마케팅기획팀장을 지냈다.

허 상무는 1968년생으로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경영혁신팀장, 디지털혁신담당을 역임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인사 철학에 따라 개인 및 조직의 성과 뿐만 아니라 임원으로서의 자질,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