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삼바]① 분식회계 둘러싼 의혹은…검찰 수사·소송 '산 넘어 산'
[첩첩산중 삼바]① 분식회계 둘러싼 의혹은…검찰 수사·소송 '산 넘어 산'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8.12.0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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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분식회계’를 둘러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와 금융당국의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사 회계 처리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바이오는 고의성이 없었음은 물론 회계 처리도 적법했다고 주장한다.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팽팽히 맞서면서 이른바 ‘삼바 사태’는 법정 다툼까지 번질 전망이다. 바이오 업계는 물론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삼바 사태의 현황과 국내·해외 전문가 의견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미래를 점쳐본다. [편집자주]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삼성바이오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렸다. 이 심의를 통해 삼성바이오는 △상장 유지 △상장 폐지 △1년 이내 개선 기간 부여 중 한 가지 조치를 받게 된다.

만약 상장 폐지 결론이 나면 국내 주식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는 시가총액 22조1322억원, 코스피 8위의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주식 종목이기 때문이다.

◆핵심 의혹 두 가지…상장·이재용 위한 ‘큰 그림’

삼바 사태는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지배에 대한 회계 처리를 변경하면서 불거졌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는 이듬해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지분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에피스가 성장하면 일정 지분을 먼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에피스의 관계를 종속회사(단독지배)로 회계 처리했다. 하지만 2016년 4월에 2015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에피스를 관계회사(공동지배)로 전환한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어 회계 기준을 바꿨다는 게 삼성바이오 측의 설명이다.

종속회사는 ‘장부가’로 자산 가치를 계산하지만 관계회사는 ‘시장가’로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에피스는 장부가액 2900억원에서 시장가액 4조8000억원으로 자산 가치가 급증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당기순이익 또한 훌쩍 뛰었고 기세를 이어 2016년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한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 삼성바이오가 에피스와의 관계를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두 번째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옮겨간다.

삼성바이오는 삼성그룹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에버랜드가 40%, 삼성전자가 40%, 삼성물산이 1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에버랜드는 2013년 제일모직을 인수한 뒤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꾸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후 2015년 삼성물산과 합병에 나섰는데 제일모직이 투자한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에피스 회계 기준 변경으로 갑자기 커지면서 제일모직의 가치도 올라간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 주식이 1주도 없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마무리된다. 결국 이번 분식회계는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삼성바이오의 ‘큰 그림’이라는 지적이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삼바vs금융당국, 법정 다툼으로 번져…소액주주도 가세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에도 양 측의 공방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를 지난달 20일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삼성바이오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반론에 금융당국은 이례적으로 재반박까지 나서기도 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이 아닌 에피스를 설립했던 2012년부터 관계회사로 회계에 반영해야 했다는 입장이다. 합작계약서에 바이오젠이 에피스 신제품 추가 및 판권 매각에 대한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공동지배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도 실질적인 공동지배라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회계 처리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분식회계 혐의로 받은 과징금 80억원 처분을 무효화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재무제표 수정 △대표이사와 재무담당 이사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등의 행정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러한 반박에도 한국거래소가 결국 삼성바이오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넘기며 주식 거래 정지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소액주주 270여명이 삼성바이오와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며 삼바 사태는 ‘삼성바이오vs금융당국’에서 ‘삼성바이오vs금융당국vs소액주주’ 3파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제 2의 반도체’라며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삼성바이오의 앞날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