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EB하나은행, 스마트폰 지문인증만으로 계좌이체

지난해 지문, 홍채, 목소리 등 생체정보로 본인을 인증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된 이후 생체인식 기술을 통한 개인인증 바람이 금융권에 불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경쟁하듯 핀테크 업체와 업무제휴를 맺으며 기술개발에 매진했고, 그 결과 디지털 금융으로의 변화를 경쟁력 강화의 한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금융권에서도 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의미하는 핀테크 열풍은 뜨겁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의 지문인식 뱅킹앱이나 바클레이즈의 목소리 인증처럼 생체인식을 통해 더욱 쉽고 안전한 인증절차를 개발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2일 KEB하나은행은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인증만으로 돈을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시행한다. 앞서 신한은행이 지문인증을 통해 로그인을, NH농협은행이 로그인과 상품가입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문인증을 거쳐 계좌이체, 상품가입, 대출신청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KEB하나은행은 설명했다.

 

■ KEB하나은행, 지문인증으로 계좌이체

 

▲ KEB하나은행 지문인증 계좌이체 프로세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이번 서비스는 생체인증 국제 표준(FIDO·Fast Identity Online)에 기반을 둔 지문인증 시스템에 KEB하나은행이 독자적으로 암호화한 본인인증 수단을 추가해 강력한 보안성을 특징으로 한다.

스마트폰에 지문을 갖다 대고 등록하면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본인인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문을 휴대전화에 직접 접촉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당분간 아이폰 S6, 노트 4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향후 지문을 휴대전화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비접촉 방식 지문인증(사진촬영 방식)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또, KEB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실물 없이 휴대폰 보안영역에서 작동하는 T-OTP(Trust zone-One Time Password)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T-OTP는 스마트폰 내에 존재하는 보안영역에서 일회용 비밀번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 최상급 보안서비스다. T-OTP 서비스의 출시로 스마트폰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OTP 실물을 휴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 기업은행·우리은행, 보안성 뛰어난 ‘홍채인식’

기업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이리언스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11월 홍채 인식 시스템을 금융권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이다. 고객이 먼저 자신의 홍채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이후로는 카드나 통장 없이도 ATM기기를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눈을 맞추면 고객의 홍채를 인식해 주인을 파악하고, 이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보통의 ATM기기와 같은 업무를 볼 수 있다.

 

▲ 13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본점영업부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에서 홍채인증 금융거래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은 이와 같은 홍채인증 방법을 일반 고객에게 적용했다. 5개 전략점포(본점 영업부·명동금융센터·강남교보타워금융센터·연세금융센터·상암동지점)에 이 기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고객들은 해당 영업점을 방문해 홍채 정보와 이용 계좌를 등록하면 홍채인증 ATM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홍채는 지금까지 나온 생체인식 수단 중 가장 보안성이 뛰어나다”며 “현재는 고객의 만족성 추이를 보고 향후 확대를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까지 홍채인식은 일종의 보조수단”이라고 말했다.

 

■ 신한은행, 손바닥 한번만 펴면 본인인증

 

▲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정맥인증을 시연하는 장면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손바닥의 정맥만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바일 전용 서비스인 '써니뱅크'에서 실명확인증 사본을 제출토록 한 뒤 영상통화와 휴대전화 본인명의 인증 방식을 사용한다. 자동화기기에서 창구업무를 처리하는 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에서는 추가로 정맥 인증 방식을 적용한다. 기기의 손바닥 표시가 된 위치에 손바닥을 펴서 4∼5㎝ 정도까지 가까이 대면 정맥 인증이 완료된다. 최초 인증 후에는 영상통화 없이 손바닥 정맥인증만으로 일부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와 무인스마트점포 '디지털키오스크' 출시 행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디지털키오스크에 손바닥정맥 인식을 통해 본인을 인증하는 비대면 실명확인을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 해 12월 있었던 써니뱅크 출범식에서 “디지털 키오스크는 단순 입출금과 자금이체만 가능했던 기존 자동화기기(ATM)에서 벗어나 창구업무의 90%를 처리할 수 있다”며 “비영업 시간대에도 은행창구에서 처리해야 했던 업무를 보는 게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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