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네오팜·제로투세븐 영유아 화장품 매출 호조에 실적 개선
업계 관계자 "요즘 부모, 아이에 돈 안 아껴"
면세점에 입점한 궁중비책 매장에서 한 여성이 영유아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제로투세븐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저출산 위기에도 영유아 화장품 시장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득 수준 향상과 육아 문화가 바뀌면서 고급스러운 화장품을 아이에게 발라주고 싶은 부모의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최하위 출산율을 기록한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의 영유아 화장품 시장은 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조사 결과 국내의 경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3.5%씩 규모가 증가했으며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영유아 화장품 시장은 2013~2017년 사이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중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4.1%의 성장률을 보였다.

저출산 심화로 절대 수요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품질이 좋은 화장품을 찾는 부모가 늘면서 질적 성장을 거듭한 결과로 풀이된다.

3살 아들을 키우는 한모씨(33)는 “아이가 한 명이다보니 뭐든 좋은 것을 해주게 된다”며 “화장품도 성분을 꼼꼼히 따져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은 직접 써보고 판단할 수 있지만 아이가 쓰는 화장품이 좋은지는 주변 엄마들의 평가에 따르게 된다”며 "그래서인지 좋다고 소문난 제품을 너도나도 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중 영유아 화장품 브랜드로 눈에 띄는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기업은 네오팜과 매일홀딩스가 있다.

아토팜 MLE로션/사진=아토팜 홈페이지

국내 영유아 화장품 1위 ‘아토팜’을 보유한 더마코스메틱 기업 네오팜은 최근 5년간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회사가 지난달 9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액은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34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으로 이익을 낸 정도를 평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최근 5년간 성장세를 탔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일홀딩스의 계열사인 제로투세븐도 자사 브랜드 ‘궁중비책’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궁중비책 보습크림 4개 묶음과 단품은 롯데 온라인 면세점에서 글로벌 제품들을 제치고 지난달 16일 기준 월간 베스트 1·2에 나란히 올랐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궁중비책 매출은 지난해 대비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 전체 화장품 매출이 40% 증가한 것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매일홀딩스는 주력 제품이었던 분유 매출이 급감하며 2016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궁중비책 매출이 늘면서 지난해 다시 흑자 전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산율은 감소 추세지만 유아 식품·용품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며 “실제 유아용품 시장 규모도 2009년 1조2000억원에서 2015년 2조4000억원으로 2배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요즘 젊은 부모들의 소비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자극 성분을 넣었다는 인식 때문에 영유아 화장품을 구입하는 성인도 늘고 있다”며 “중국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다른 화장품 업체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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