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스 양동근(왼쪽)이 2일 서울 삼성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KBL

프로농구 정규시즌 선두 싸움이 막판에 불 붙었다.

울산 모비스가 지난달 30일 고양 오리온과 선두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치고 나가는 듯 했지만 2일 서울 삼성전 패배로 동력을 잃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3승4패로 하향세가 뚜렷하다.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팀 주축 애런 헤인즈의 발 부상 회복이 더딘 탓에 예정된 복귀 날짜(1월30일 모비스전)에 돌아오지 못했다. 탄탄한 국내 선수층과 가드 조 잭슨이 버틴다고 했으나 최근 2연패에 빠졌다. 1위 모비스와 승차는 1경기다.

모비스와 오리온이 주춤한 사이 전주 KCC가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KCC는 지난 주말 패배 직전에 몰렸던 2경기를 모두 승리로 뒤바꿔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멀게만 보였던 선두와 격차는 이제 1.5경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오리온과는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최근 기세만 보면 KCC가 상위권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KCC는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로 시즌 초반 순위표 바닥을 헤매다 막판에 분위기를 타는 뒷심을 자주 발휘했다. 확실한 주득점원 안드레 에밋(24.6점)과 221㎝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7.6리바운드)이 버티고 있고, 2명의 정상급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전태풍이 이끄는 경기 운영도 안정적이다.

 KCC의 진짜 시험대는 5일 울산에서 열리는 모비스와 원정 맞대결이다. 이날 결과에 따라 극적인 정규시즌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다. KCC는 앞선 5차례 모비스와 대결에서 3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마지막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면 승률에서 동률을 이루더라도 우위를 점한다. KCC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5회 우승했지만 정규시즌 우승은 1999~2000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추승균 KCC 감독은 “강팀 반열에 오른 것 같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목표로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모비스는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2일 삼성전에서 팀 자체 역대 최소 득점 49점을 넣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찜찜함을 남겼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후 “우리 팀의 모든 불안 요소가 다 나타났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30대 중반 베테랑 듀오 양동근과 함지훈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고, 함지훈-커스버트 빅터-아이라 클라크의 활동 반경이 겹치는 것도 문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오리온은 헤인즈의 조기 복귀를 통해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헤인즈는 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몸 상태가 아직도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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