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적부진·희망퇴직·사망사고·갑질논란 등 악재 겹쳐
삼성중공업 "개선 여지 충분하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삼성중공업이 유난히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 9월,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치며 따뜻한 4분기를 기약했지만, 실적부진·희망퇴직·사망사고·갑질논란 등 불행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실적부진, 희망퇴직, 사망사고, 갑질논란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여러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실적 부진 속에 이달 7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대상은 7년 이상 생산직이지만, 7년 미만 직원들도 퇴직을 원할 경우 개별문의를 받기로 해 사실상 전 직원이다. 

예견된 결과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인력 감축 계획도 함께 내놨다. 앞서 3700여명이 회사를 떠났고, 계획대로라면 올해 약 1900명을 더 감축해야 한다. 

자구계획이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부진한 실적이 희망퇴직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11월까지 삼성중공업의 선박 수주 현황은 총 41척, 49억달러로 올해 목표인 82억달러에 약 60%를 채우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주액(69억달러) 돌파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주 현황은 그대로 경영 실적에 반영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 12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289억원으로 4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현대중공업, 177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분기 연속 흑자 경영을 달성한 대우조선해양과 상반된 행보였다. 
 
뿐만 아니다. 최근 두 달사이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서에서 직원 사망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지난 10월15일에는 자전거를 타던 직원이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고, 지난달 13일에는 협력업체 직원이 작업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첫 번째 사고는 교통사고로 처리됐고, 두 번째 사고는 아직 원인 조사중이다. 아직 두 사고 모두 산업재해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6명의 사상자를 낸 크레인 충돌 사고를 경험했던 삼성중공업으로선 뼈아픈 사고일수 밖에 없다. 

'하도급 갑질 논란'도 삼성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기업 조선3사 하도급 갑질 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는 대기업 조선3사는 공통적으로 '선시공 후계약', '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사례가 만연하다며 공정위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는 10월 현대중공업에 이어 지난달에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직권 조사를 실시했다. 

삼성중공업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선박인 LNG선 수주 호황을 예상하면서 내년 수주 실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삼성중공업 

◆ 개선 여지 충분…실적 전망 '맑음'·사고 예방 '철저'    

회사측은 이에 대해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현재 조선업계 시황이 자구계획안 제출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고, 실적 역시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 자구계획에 맞춰 실시하게 됐다고 하다.  

다만, 내년은 다를 것이란 게 삼성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분기에 적자경영을 했지만, 선박 수주 실적만 놓고 보면 결코 나쁜 수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45척으로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했으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사의 실적을 합친 수치이고, 대우조선해양과 수주 물량(41척)은 같다.

이어서 그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인 LNG(천연액화가스)선 수주는 호황을 맞을 것"이라며 "올해 발표가 미뤄졌던 해양플랜트(릴라이언스 프로젝트·계약규모 약 20억달러) 수주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 수주 잔량은 현재 4기로 일감도 확보한 상황이다. 내년에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실적 전망에 대해 "내년에는 해양설비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소 3건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수주가 유력하고 LNG선, VLGC(초대형가스선), 셔틀탱커, 컨테이너선 등을 위주로 상선까지 확대되면서 전체 신규수주는 최소 80억달러 이상이 가능한 환경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형 사고 이후 내부적으로 안전 시스템과 직원 교육 등을 강화하며 안전 사고 예방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 이후 조직 개편과 글로벌 안전 컨설팅을 받으며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개선 사항에 대해 조처하는 등 사고 예방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도급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달 공정위의 직권 조사가 이루어졌고, 현재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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