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 30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75%로 인상 발표
지난 10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액 669조4000억원에 달해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최근 내수시장 부진과 경제심리 위축으로 중소기업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부터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과 고용환경 변화 등도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채용을 축소하거나 기존 인력을 감원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중소기업이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의 14.4%를 차지하고 수익자체가 없는 중소기업도 19만8282개에 달하는 가운데 적자 중소기업들이 금리상승 등 환경변화로 인해 급격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소기업 경영상 애로사항(%) /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지난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이후 1년 만에 0.25%p 상향 조정된 것이다. 기준금리 상승은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고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려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소기업 2730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못해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669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10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84%였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 4%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0일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이번 금리 인상 결정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한계기업의 자금사정 악화가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한 한계 중소기업 수는 지난해 2730개에 달했다. 이는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의 14.4%가 영업이익만으로 3년간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계기업은 2010년 2050개에서 2015년 2754개로 증가했다. 2016년 2666개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수익자체가 없는 중소기업도 심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신고 중소기업 가운데 0원 이하로 소득을 신고한 중소기업은 19만8282개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대비 1만8412개(10.2%)가 늘어난 수치다.

◆중소기업 체감 경기지표도 2개월 연속 하락

최근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지표도 2개월 연속 나빠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12월 중소기업경기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전월 대비 0.7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떨어진 85.4로 조사됐다.

지난 8월 81.1까지 떨어졌던 SBHI는 10월 전망이 89.6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SBHI가 100이상이면 경기 전망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렇지 않은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중소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이렇게 악화되는 것은 최근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과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하고 경제심리가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자력으로 인건비 감당 못해 구인난까지

지난 11월 7일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일자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중소기업은 복지 향상이 어려운 현실에서 근로시간 단축 등 고용정책 변화까지 더해져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고용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해 영세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 심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또 중소기업은 이미 구인난으로 인해 대체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용정책이 근로시간 단축, 일·가정 양립 등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중속기업 기피현상이 구인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취업한 근로자마저 신규 입사 후 3년 내에 이직하는 비율이 33.7%에 달하고 평균 근속년수도 6.4년에 불과해 장기적인 인력수급 또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0개 중 4개사는 ‘근로자가 정년 전 이직하는 이유’와 ‘인력난이 지속되는 이유’로 ‘급여·복지 수준이 낮아서’라고 답하며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구인난이 결국 자력으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소기업 중 38.9%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채용을 축소하고 17.2%는 기존 인력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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