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스터피자·피자헛, 3년 연속 영업손실…매장 수 감소
피자 전문점·냉동피자 선택지 다양해지며 경쟁 '과열'
미스터피자 본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한때 외식 업계를 평정했던 미스터피자, 피자헛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형성되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은 좀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피자’로 인식됐던 두 회사의 피자가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의 경영 악화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적은 회복되지 않고 매장 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올 3분기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다. 매장 수도 감소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매장 수는 2015년 411개에서 지난해 말 311개로 줄었다.

경영 악화에 시달려온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정우현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상장 유지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MP그룹 상장이 적격하지 않다고 판단,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오는 24일 이전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통해 상장 폐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피자헛도 위기는 마찬가지다. 피자헛은 2015년 2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 13억원, 2017년 12억원으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가맹점 수도 2015년 341개에서 2016년 332개, 2017년 322개로 줄었다. 2015년 74개였던 신규 개점은 2017년 3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피자헛은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줄이다가 지난해 연말 국내 투자회사 오차드원에 지분 100%를 매각했다.

◆배달하기는 ‘비싸고’ 매장 가기는 ‘아쉽고’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에서 판매하는 피자는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비싼 편이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과거와 달리 피자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두 브랜드가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피자의 경우 가장 비싼 제품인 ‘랍스터 몽땅’, ‘랍스터몽땅하프’ 라지 사이즈 한 판 가격은 3만6500원이다. 피자헛 또한 프리미엄 피자인 ‘갈릭마블 스테이크’, ‘더블 퐁듀 비프킹’의 가격은 3만5900원이다. 다른 중저가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2만원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드, 방문 포장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기는 하지만 ‘고가’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서울 강동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이모씨(28)는 “미스터피자, 피자헛 피자는 배달로 시켜먹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가격이 많이 낮아지지만 애초 비싼 가격 때문에 손길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대학생 이모씨(25)도 “비싸도 맛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2년 전만 해도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를 자주 즐겼다”면서 “최근에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맛도 괜찮은 중저가 피자들도 많아 점점 안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에서 피자를 먹고 싶을 때는 프랜차이즈보다는 전문점이나 이탈리아 식당을 가게 된다”고 전했다.

◆'가성비 갑‘ 냉동피자 가세에 경쟁 후끈

최근에는 식품 대기업들이 잇따라 ‘냉동피자’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을 과열했다.

오뚜기가 2016년 5월 ‘냉동피자 4종’을 출시한 후 지난해 4월 사조 대림이 ‘수제그릴드 냉동피자 4종’을, CJ제일제당은 같은 해 7월 ‘고메 콤비네이션 피자’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도 경기 오산 2공장에 냉동피자 전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기업들이 줄줄이 냉동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낸 후 관련 시장도 급격히 성장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 114억원이었던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올해 9월 기준 101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자는 과거 여럿이 즐기는 음식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혼밥족이 늘면서 1인 소비자를 겨냥한 냉동피자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기술 발달로 프랜차이즈 피자에 맛은 뒤처지지 않으면서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배달 피자 점유율을 냉동피자가 점점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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