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탭댄스를 소재로 한 영화 ‘스윙키즈’가 베일을 벗었다. 이념의 대립이 극에 달한 한국전쟁 당시 오로지 탭댄스로 뭉친 이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았다. 역사의 비극 속 인종과 국경을 넘은 이들의 땀과 열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스윙키즈’ 언론시사회가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 강형철 감독이 참석했다.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과속스캔들’(824만 명)과 ‘써니’(736만 명)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스윙키즈’의 원작은 뮤지컬 ‘로기수’다. 강형철 감독은 “신나는 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그러다 ‘로기수’를 보게 됐다. 전쟁이라는 불행한 상황 속 춤이라는 기쁨의 의미가 드라마로 승화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영화화한 이유를 밝혔다.

도경수는 극 중 스윙키즈 댄스단의 트러블메이커 로기수로 분했다. 도경수는 “탭댄스는 5개월 정도 연습했다. 내가 가수로서 춤을 추고 있어도 처음에는 생소했고 몸치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도경수는 또 “한국적인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는 했지만 촬영할 때는 점점 춤 실력도 늘었다. 현장이 편했다”고 설명했다.

박혜수는 양판래 역을 맡아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혜수는 “4개 국어를 한다는 캐릭터가 판례의 마스코트”라며 “판례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도경수와 박혜수는 영화 안에서 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도경수는 박혜수와 키스신에 대해 “뒤에서 발로 머리를 밟혀서 원하지 않는 입맞춤을 한 설정이었다. 조금 세게 밟혀서 이가 아팠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박혜수는 “판래는 그 때 적당히 불쾌감을 표현해야 했는데 ‘적당히’가 어려워 여러 번 촬영했다”고 말했다. 도경수는 또 박혜수와 호흡에 대해 “성격이 너무 밝고 털털해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혜수는 “아니다. 난 처음에 어색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처음에는 (도경수가) 조용하고 말이 없었다. 언제부턴가 뭔가 편해지셨는지 장난을 많이 쳤다”고 덧붙였다.

극 중 아내를 찾아 헤매는 민간인으로 분한 오정세는 “이별한 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하려고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봤다”며 “춤을 출 때는 흥만 생각하고 즐거움만 생각한 것 같다.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형철 감독은 악인은 ‘이념’이라고 정의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악당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념이길 바랐다. 굉장히 부조리하다고 생각했다”며 “전쟁은 초극소수의 행복한 사람과 절대다수의 불행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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