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간 60억 캔 판매

전 세계 1위 압도적 1위 업체로 도약

F1-축구-익스트림 스포츠 등 다방면서 대규모 투자 단행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 팬이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 RB라이프치히 홈페이지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혁신성과 RB라이프치히의 젊고 역동적인 구단 분위기가 한화큐셀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지원 한화큐셀 유럽법인장은 9월5일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소속 RB라이프치히와 스폰서십 계약을 연장했다. 한화큐셀은 기존 2017~2018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2년간 체결한 파트너십을 2019~2020시즌까지 1년 더 늘렸다. 한화큐셀은 왜 한국인 선수가 뛰는 것도 그렇다고 국내에서 큰 인지도가 있는 팀도 아닌 RB라이프치히를 선택했을까. 연장 이유로 한화큐셀은 RB라이프치히 구단의 '젊음'과 '역동성' 그리고 '혁신'을 꼽았다. 

RB라이프치히의 구단주는 글로벌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 음료 '붉은 황소' 레드불(RedBull)이다. '젊음'과 '역동성', '혁신'은 '마시면 힘이 세지는 음료' 이미지를 표방하는 레드불의 스포츠 마케팅을 대표하는 핵심이다. RB라이프치히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레드불은 2009년 당시 5부리그 팀인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해 RB라이프치히로 재창단했다.

레드불은 RB라이프치히가 2016년 1부 리그로 승격하자 24세 이하 선수만 영입한다는 원칙 아래 유망주 영입에 6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젊은 선수들은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분데스리가 전통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 13라운드가 끝난 현재 RB라이프치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1900년 창단한 뮌헨글라트바흐에 이어 분데스리가 3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스타 군단' 바이에른 뮌헨이 승점 1점 차로 뒤쫓고 있다.

독일은 '50+1'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프로 축구 리그 연맹(DFL)이 시행하고 있는 독특한 규정으로 비상업·비영리단체가 구단 지분의 과반 이상인 5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반대로 레드불과 같은 사기업은 구단 지분의 49% 이상을 보유할 수 없고, 기업명을 팀 이름에 사용할 수도 없다. 레드불은 교묘하게 브랜드를 떠오르게 하는 'RB'를 팀명에 넣었다. RB를 풀이하면 '라센볼(RasenBall·잔디공)'이다. 독일어에 없는 단어다. 레드불은 레드불기금을 활용해 약 3억 유로(한화 약 3800억 원)를 투입해 홈구장 이름을 '레드불 아레나'로 지었다. 이 밖에도 레드불은 전 세계에서 5개의 프로축구 팀을 운영하고 있다.

레드불 F1 레이싱팀 소속 머신이 트랙을 주행하고 있다. 레드불

축구는 레드불이 새롭게 스포츠마케팅 부분에서 확장 중인 영역이다. 사실 레드불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이다. 레드불은 2005년 포드(Ford)로부터 팀을 인수해 레드불 레이싱팀을 만들었다. 이듬해인 2006년 창단한 중하위권 팀 스쿠데리아 토로로소 역시 레드불이 운영하는 팀이다. F1 11개 운영 주체(컨스트럭터) 중 레드불만 유일하게 2개 팀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 보다 앞서 레드불은 1995년부터 10년 간 F1의 메인 스폰서로 투자했다. 투자 결과 직접 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해 팀을 창단했다. 레드불은 극한의 스피드에 도전하는 F1 레이싱의 매력과 에너지 드링크의 이미지를 버무려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드링크 음료 업체 레드불은 모터바이크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레드불

레드불은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온 몸의 에너지를 소모해 한계에 도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와 에너지 드링크의 이미지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현재 레드불은 공중 곡예 스턴트 팀을 비롯해 비보이, 모터스포츠, 모터바이크 자전거 BMX, e-스포츠, 마샬아츠(발차기), 카누, 요투, 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다방면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동시에 팀 운영과 대회 개최도 하고 있다. 홈페이지 등록 기준으로 레드불이 후원하는 전 세계 선수는 7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레드불 만의 스포츠 마케팅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레드불은 코카콜라 등 경쟁사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미디어형 이벤트'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레드불은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라는 제품 특성에 맞게 주 타깃을 설정했다. 수면이 부족한 운전기사나 파티를 즐기는 사람, 스릴을 사랑하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단적으로 '예거밤'의 탄생을 꼽을 수 있다. 레드불은 밤새 열리는 파티장 등에 레드불 냉장고를 두고 시음하게 했다. 레드불에 독주 예거마이스터를 섞어 만든 '예거밤'도 이렇게 세상의 빛을 봤다.

레드불은 입소문 마케팅에 힘입어 전 세계 1위 에너지 드링크 음료 업체로 성장했다. 유튜브 캡처

레드불은 이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했다. 출시 초기부터 경쟁 제품에 비해 10% 이상 비싼 가격을 책정하며 프리미엄 정책을 썼던 레드불은 익스트림을 즐기는 아니면 F1을 사랑하는 특정 소비자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는 마케팅 방법으로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그렇게 레드불은 1987년 오스트리아에서 첫 출시한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 1위의 에너지음료 업체로 도약했다. 2016년 기준 레드불은 전 세계 169개국에서 60억300만 유로(약 8조5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약 3조4800억 원을 거둔 에너지음료 업계 2위 '몬스터 비버리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세계 최대 음료 기업 코카콜라가 투자한 에너지음료 업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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