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 CJ냐 '고급화' 신세계냐... 'K-푸드'로 미국서 한판승부
'대중화' CJ냐 '고급화' 신세계냐... 'K-푸드'로 미국서 한판승부
  • 김지영 기자
  • 승인 2018.12.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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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냉동 만두·칼국수 등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 노려
신세계, 미국 백인 중산층 타깃…고급화 전략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간편식 전시회' 참관객이 비비고 제품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CJ제일제당과 신세계 이마트가 ‘K-푸드’ 자존심을 걸고 미국에서 한판승부를 벌인다. CJ는 ‘냉동식품’, 신세계는 ‘고급화 전략’ 카드를 손에 쥐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신세계 이마트는 미국 진출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쉬완스컴퍼니’를 18억4000만원(한화 약 2조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최종 인수는 내년 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신세계 이마트도 내년 하반기 미국 LA 다운타운 지역 번화가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에 있는 복합 상업시설에 2층 규모로 프리미엄 식료품 매장인 ‘PK마켓’을 연다. 매장 총 규모는 3104㎡(939평)이다.

국내 식품·유통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통사의 경우 신규 출점 제한·의무휴업 도입 등 각종 규제로 인한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외 활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중화vs고급화…어떤 전략 통할까

CJ와 신세계의 도전이 눈에 띄는 이유는 식품·유통사들이 한류 바람을 타고 주로 진출했던 중국, 동남아가 아닌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한인이 아닌 전 인종을 고객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돋보인다.

CJ가 꺼내든 카드는 ‘냉동식품’이다. CJ는 ‘비비고 만두’로 전통 강자 해태 ‘고향만두’ 시장을 누르고 냉동만두 시장을 평정한 바 있다. 뒤이어 내놓은 냉동 면 제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인수하는 쉬완스컴퍼니는 미국 2위 냉동식품 전문 업체로 현지에 17개 생산 공장과 10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생산 기지는 기존 5개에서 22개로 4배 확대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쉬완스컴퍼니가 전국을 아우르는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 점포까지 공급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규모 확대뿐 아니라 쉬완스컴퍼니의 미국 판매 노하우까지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문경선 수석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비비고와 고메 라인을 통해 냉동밥, 냉동 고기, 레디밀(ready meal·집에서 데워먹을 수 있는 간편식)류 등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하면 미국 레디밀 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남미 시장에 푸드 K-푸드를 알리는데도 크게 일조할 것"이라며 "쉬완스 인수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거듭나는 본격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세계 이마트는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이마트의 고급 슈퍼마켓 브랜드인 PK마켓은 유기농 농산물, 해외 이색 먹거리 등 프리미엄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이번에 문을 여는 미국 1호점 인근에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를 비롯 컨벤션센터, LA 도서관, 현대미술관 등 편의·문화 시설이 모여있다.

이마트는 주 고객층도 백인 중산층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채용박람회에서 “백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아 식품 재료와 요리를 판매하는 ‘그로서란트(식료품점을 뜻하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의 합성어)’인 PK마켓으로 미국 기업들과 승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하반기 PK마켓 1호점 설립 예정인 LA 다운타운 상업시설 건물 /사진=이마트

◆미국 내 아시아푸드 인지도는 상승 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음식료 시장 규모는 세계 2위며 음식료 소비 지출도 두 번째로 크다. 2020년까지 미국 음식료 시장은 연평균 4.5%씩 성장할 전망이다. 아시안 푸드 시장은 4~5%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식품 업계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규모 자체도 크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이 증가하면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이들이 현지에서 K-푸드 인플루언서(SNS유명인)로 활약하면서 인지도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 푸드는 미국 내에서 '건강식'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인 CJ와 신세계 이마트가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 중소 업체들의 수출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